명경문집

지고지순의 행복을 체득하는 삶! - 소향숲 이야기

梅君子 2011. 7. 1. 23:17

 

 

 지고지순(至高至純)의 행복을 체득하는 삶! - 소향숲 이야기

 

 

 

 

 

 십여년의 세월을 사랑하게 만들었던 소향숲의 마력은 무엇이었을까?

 

 

 

 

 

 

 

깨어 있다면 홀로 가라

 

 

우리의 현실은 출세지향적인 테제에 삶의 방향을 정하고서,

 

전광석화와 같은 부지런함을 보이듯...... 땅 위에 떨어져 있는 금은보화를 주으려고 찾아 헤매느라......

 

찰라에 불과한 단 한번뿐인 우리의 인생을 쓸모없게 허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심도있게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주어모아 평생을 함께하며 영원히 자신을 치부시켜줄 줄 알았던 금은보화가......

 

정작 죽음 길을 앞에 두고서는 '당신, 혼자 가라!' 등을 떼밀며 당신을 내쫓는다면......

 

그때 그 임종의 허망한 순간에 다다라서야 '이미 늦었구나!'라고 후회를 하실 것입니까?

 

세상에서 칭송하는 금본주의金本主義 사상과 자본주의資本主義의 사상이 다만 허깨비의 허망한 사행술에 불과하였다는 것을 느끼게 될 그때에 이미 당신은 찰라와 같은 인생을 되돌리기에는 너무 멀리 와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 참을 수 없는 회한에 괴로워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인생의 소중한 여정을 헛되고 헛됨으로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정 시간을 내어 명상의 수행터로 알려진 맑은 숲 속에 들어가 하루쯤 진지하게 생각해 보시기를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소망해 봅니다. 

 

 

초음속 여객기가 등장했지만 더 바빠졌습니다.

 

영양은 풍부해졌지만 건강은 더 나빠졌습니다.

 

세상은 넓어졌지만 시야는 더 좁아졌습니다.

 

물질은 풍부해졌지만 마음은 더 공허해졌습니다.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마음은 더 불편해졌습니다.

 

 

필자의 도반이자 30여년을 숲 속에서 한결같이 수행하고 계시던 한공은 세상을 바라보며 이런 단상을 피력했습니다.

 

 

맞습니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참 자유와 참 진리는 점점 더 멀어져 가고만 있고......

 

우리는 헛것을 바라보며 헛된 망상으로 단 한번뿐인!

 

 

 

우리의 고귀한 인생길을 허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무서운 사실을 깨닫고 난 연후에 그렇게도 그리워 하던 정갈한 숲에 돌아가 그 품에  참회하면서 안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태母胎에 다시 돌아간 듯...... 평온한 진리의 자유가 온몸을 감싸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결행의 시작은 실로 간단했습니다.

 

마음자리 하나 일으킨 것에 불과할 정도였으니까요.

 

메아리처럼 뇌리를 떠나지 않고 회오리치는 숲에 대한 그리움을 해소하기 위해......

 

정말로 내 마음에 드는 숲을 어느순간 만나자마자,

 

그냥...... 이리저리 따져보지도 않고 일을 저질러 버렸던 것입니다......

 

그것은 결과론적으로 이제와서 생각해 보니까 필자의 인생작품 중에서 가장 소중한 걸작으로 결코 부족함이 없었으며......

 

필자의 아픔을 치유해 주고 정진을 재촉하는 평생 반려자가 되는 고귀한 충언자로서도 한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도 늦지 않았습니다.

 

기회는 지금 당신이 마음 먹는 바로 이 순간에 행운의 여신과 함께 따라 올 것입니다.

 

평소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숲에 대한 기억이 각인되어 있던 분이라면 지금 실행에 옮겨 보시고......

 

아직 못찾으신 분은 지금 당장이라도 길을 떠나십시오. 이것저것 따지다가는 행운이 도망가 버릴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당신의 마음에 드는 자연의 인연터가 나타나거들랑......

 

그곳에 조용히 좌선을 하고 앉아서,

 

한 손을 대지에 얹고...... 자연의 소리를 집중하면서 한시간 정도 자신의 마음에 받아들여 보십시오.

 

그렇게 있었던 한시간이......

 

자신의 숨결도 빨라지지 않고 더욱더 고요하게 내려 앉았으며...... 마음결은 더욱더 정갈해져 왔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면......

 

그곳이 바로 당신의 인연터로 한점 부족함이 없는 곳이니 이제는 일을 저질러 보십시오.

 

월든호수에서 자연의 생활을 시도했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처럼 도끼 한자루 빌려들고 다시 찾아가, 그곳의 나무를 베어 자신만의 띠집을 엮어 보시라는 이야기입니다.

 

망설일 필요가 없습니다.

 

저승길의 노자路資로서 결코 은화 한푼의 무게만큼도 도움이 되지 못할 헛된 금은보화에 아직도 미련이 많으십니까?

 

그 허망함을 이미 체득하였고 정말 진저리치게도 미련이 없으시다면 지금 바로 실행에 옮겨 보십시오!

 

머뭇거리는 사이에 우리네 인생은 찰라와 같이 사라져 버릴 것이며, 이 육신은 허망한 자연의 퇴비가 되어 온갖 산야에 흩날리며 방황을 하게 될 터인데...... 그때에 이르러 후회를 하실 것입니까? 그 허망한 퇴비마저 거두어 보지 않으시렵니까?

 

바로 결행에 옮기는 당신에게 하늘은 축복을 내려줄 것입니다.

 

그러나 우유부단한 분은 오리무중 속에서 방황만을 거듭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당장!

 

길을 떠나 자신의 진면목을 찾기 위한 운수행각을 시작해 보십시오.

 

평생을 바쳐서 금붙이를 모아 들여 보았자......

 

그 수고로움은 단 한번!

 

순식간의 숨 멈춤에!

 

당신을 배반한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마십시오.

 

헛되고 헛된 허영의 금자탑과......

 

영원히 잊혀질 하찮은 욱신의 영욕을 위해서!

 

단 한번뿐인 당신의 인생을 허비하시렵니까? 

 

그러므로 이제 함께 길을 떠나 보십시다.

 

정녕, 깨어 있다면 홀로 가볼 일! 아니겠어요?

 

 

 

 

 

 

 

 십여년 전에 이 작은 소폭포를 보고서 바로 정착할 마음을 굳혔다

 

 

 상류에 오염원이 없다는 사실은 청정함을 보장해 주는 지름길이지 싶었다

 

 

 

 

 

 

 

 새로운 형식의 삶에 대한 실험


 


내가 숲으로 들어간 것은...

삶을 나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 보기 위함이었다.


다시 말해...

오직 삶의 본질적인 문제들만을 마주하면서...

삶이 가르쳐 주는 것들을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고 싶어서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헛되이 살지 않았노라고 깨닫고 싶었기 때문이다.


산다는 것은 그토록 소중한 일이기에...

나는 진정한 삶이 아닌 삶은 살고 싶지 않았다.

 

 


 

- 법정 스님 -

 

 

 

 

 

 


 그렇게 소향숲은 나에게 살며시 다가왔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Henry David Thoreau, 1817.7.12~1862.5.6]

 

매사추세츠주 콩코드 출생. 하버드대학교 졸업 후에 토지측량을 하기도 하고 가업인 연필 제조의 일을 돕다가, 1837년 선배인 에머슨을 알게 되어 그의 집에서 3년간을 기거하며 ‘초월주의자 그룹’, 즉 콩코드 집단에 가담, 기관지 《다이얼》에 번역물이나 논문을 실었다.

1845년 여름부터 1847년 가을에 걸친 월든 호반에서의 생활을 바탕으로 쓴 《월든, 숲속의 생활 Walden, or Life in the Woods》(1854)은 미국 문학의 고전으로 널리 읽혀지고 있다. 그가 죽은 뒤에 나온 《메인의 숲》이나 《코드 곶》(1865)은 그의 순수 자연에의 접근의 기록이며, 《일기》(14권, 1906)는 엄격한 자연관찰의 정점을 보여준 기록이다.

 

 

 


내가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얽매임이 없는 자유이고...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더라도 나는 행복하게 살아 나갈 수 있으므로...

값비싼 양탄자나 다른 호화 가구들...

맛있는 요리 또는 새로운 약식의 고급 주택 등을 살 돈을 마련하는 데에 내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만약...

이런 것들을 얻는 일에 하등의 거리낌을 느끼지 않고...

또...

일단 얻은 다음에 그것들을 사용할 줄 아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이나 실컷 그런 것들을 좇으라고 하라.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저서 -  < 월든 > 중에서

 

 

 

 - 소로우가 자연주의 방법으로 생존을 시도했던 월든 호수 -

 

- 그가 손수 지은 오막살이는 이제 기념관이 되었다 -

 

 

 




 이곳의 원주민은 노루, 멧돼지, 담비, 토끼 그리고 많은 동식물들이다

 

 

 그 원주민들에게는 나의 출현이 결코 달갑지 않았으리라

 

 

 수억만년을 지켜온 주인들에게 찰라의 과객이 더불어 살자 애원을 드렸다

 

 

 수억만년을 지나 오면서 깎아 다듬어졌을 암반의 물길을 보아라

 

 

 어느 석공이 수억만년의 계획을 잡고서 이 물길을 디자인하는 중일까?

 

 

 

 

 


1.

 

내가 숲속으로 들어간 것은 人生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다.

 

다시 말해서 人生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해 보려는 것이었으며,

 

人生이 가르치는 바를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던 것이며,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깨닫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삶이 아닌 것은 살지 않으려고 했으니 삶은 그처럼 소중한 것이다.

 

그리고 정말 불가피하게 되지 않는 한 체념의 철학을 따르기는 원치 않았다.

 

나는 인생을 깊게 살기를, 인생의 모든 골수를 빼먹기를 원했으며,

 

강인하고 스파르타인처럼 살아, 삶이 아닌 것은 모두 때려엎기를 원했다.

 

 

 

2. 

 

 왜 우리는 성공하려고 그처럼 필사적으로 서두르며...

그처럼 무모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일까?


어떤 사람이 자기의 또래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 그가 그들과는 다른 고수의 북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이리라.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듣는 음악에 맞추어 걸어가도록 내버려 두라 .

그 북소리의 음률이 어떻든...

또...

그 소리가 얼마나 먼 곳에서 들리든 말이다.


그가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기라도 해야 한다는 말인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저서 -  < 월든 > 중에서

 


 

 

 

 

 

 나목과 말풀들의 향연은 정갈한 심성을 다듬기에 너무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소향숲은 나의 일상이며 반려자가 되어 주었다

 

 

 소향숲의 또다른 주인은 바로 물소리였다 

 

 

맑은 물소리는 쉬지 않고서 '늘 깨어있으라!' 노래하시었다

 

 

 그러니 소향숲은 바로 나의 스승이심에 진배 없다

 

 

 


 

 

 

 

 

 

 

독좌대웅봉獨坐大雄峰!!!

 

 

 

 

 수행자 :  '스님 : 어떤 것이 기특한 일입니까?

 

 백장선사 : 독좌대웅봉!!! (獨坐大雄峰-홀로 우뚝 대웅봉에 앉는다)

 

 

               - 법정스님 해석:

 

                '홀로 우뚝  대웅봉에 앉는다'

                 수행하는 사람은 어디에 거처하든 홀로  우뚝 자기 자리에 앉을 수 있어야 합니다.

                 저마다 자신이 몸담아 사는 장소에서 홀로 우뚝 앉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안거 수행을 할 수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홀로 우뚝 자신의 존재 속에 앉을 수 있다면 그 삶은 잘못되지 않습니다


                 <법정스님의 일기일회 중에서 - 발췌 정리>

 


***   ***   ***   ***   ***   ***   ***

 


[碧巖錄 第026則]何是奇特事 - 무엇이 기특한 일인가

 

 

< 本則> 擧. 僧問百丈. 如何是奇特事. 丈云. 獨坐大雄峰. 僧禮拜. 丈便打.

 

< 본칙> -----------------------------

  어떤 스님이 백장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기특한 일입니까?”

  백장스님이 말하였다.

“홀로 대웅봉에 앉아 있구나.”

  스님이 절을 올리자, 백장스님이 대뜸 후려쳤다.

 

 

 

< 頌> 祖域交馳天馬駒. 化門舒卷不同途. 電光石火存機變. 堪笑人來捋虎鬚.

 

< 송> -------------------------------

  백장은 천마 타고 달마의 선 세계 치달리니

  그 교화의 수단은 보통 선승과 같지 않네

  번갯불 번쩍, 부싯돌 반짝 임기웅변의 솜씨

  우습구나 공연히 호랑이 수염만 비틀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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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암록碧嚴錄 해설 : 정확하게는 《불과환오선사벽암록(佛果圜悟禪師碧嚴錄)》 또는 《불과벽암파관격절(佛果碧嚴破關擊節)》이라 하며, 《벽암집》이라고도 한다. 선종(禪宗), 특히 임제종(臨濟宗)의 공안집(公案集)의 하나로, 10권으로 되어 있고, 1125년에 완성되었다.

설두 중현(雪竇重顯)이 《전등록(傳燈錄)》 1,700칙(則)의 공안 가운데서 100칙을 골라, 하나하나에 게송(偈頌)을 달고 환오극근(圜悟克勤)이 각칙(各則)에 수시(垂示)·저어(著語)·평창(評唱)을 덧붙여 이루어졌다. 환오의 제자에 의해 편찬·간행된 뒤, 중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에서 여러 차례 간행되었으며, 선종에서는 가장 중요한 전적(典籍)으로 여긴다.


[출처] 벽암록 [碧巖錄 ] | 네이버 백과사전

 

 

 

 

 

 

 

 맑은 계류와 함께하는 그 맑은 바람소리라니......

 

 

 그 맑은 바람결의 쓰다듬음 앞에서 말풀들이 누이시었다

 

 

 청정한 자연의 아름다운 디자인을 보아라!

 

 

 소향숲의 두물머리는 바로 명상의 정점에 있는 중심자리!

 

 그 정점의 명상길에서 내려오는 마음이 맑을 수 밖에는 없지 않겠는가

 

 

 

 

여행자의 집 

 

 

이 인간이라는 존재는 하나의 여인숙과 같다.

매일 아침에 새로운 손님이 찾아온다.

기쁨, 우울, 비열함

그리고 약간의 순간적인 자각도

예상치 못한 방문객처럼 찾아온다.

그 모두를 환영하고 기쁘게 맞이하라.

 

설령 그들이 슬픔의 군중처럼 찾아와

그대의 집을 격렬하게 쓸어가 버리고

가구들을 몽땅 휩쓸고 가더라도.

 

그렇다해도 각각의 손님들을 존중하며 맞이하라.

그들은 어떤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

그대를 청소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두운 생각들, 수치심 악의가 찾아오거든

그들을 문 앞에서 웃으면서 맞이해라.

그리고 그들을  집 안으로 초대하라.

누가 찾아오든지 감사하게 여기라.

왜냐하면 모든 손님은 저 초월의 세계에서

보내져온 안내자들이니까.

 

잘랄루딘 루미

 

 

The Guest House

 

 

This being human is a guest house.

Every morning a new arrival.

A joy, a depression, a meanness,

some momentary awareness comes

As an unexpected visitor.

Welcome and entertain them all!

 

Even if they're a crowd of sorrows,

who violently sweep your house

empty of its furniture,

 

still treat each guest honorably.

He may be clearing you out

for some new delight.

 

The dark thought, the shame, the malice,

meet them at the door laughing,

and invite them in.

Be grateful for whoever comes,

because each has been sent

as a guide from beyond.

 

[Rumi]

 

 

 

 

 소향숲에서 내리며 잠시 숨을 쉬는 터에 바로 필자의 수행처를 앉혔다

 

 

 

 수행처 앞뜰에 피안을 연상하는 백운교와 두 개의 나무다리도 앉혔다

 

 

 

 

  

간소하게 간소하게 살라 . !

 

그대의 일을 두 가지나 세 가지로 줄일 것이며...

 

백 가지나 천 가지가 되도록 하지 마라.

 

자신의 인생을 단순하게 살면 살수록 우주의 법칙은 더욱더 명료해질 것이다 .

 

그때 비로소 고독은 고독이 아니고...

 

가난도 가난이 아니게 된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저서 -  < 월든 > 중에서 

 

 

 

 

 

 

 

 또다른 명상의 정점길로 인도해 주는 간소한 피안교를 보아라

 

 

 

 

 

 

 

 숲 생활의 경제학 1 -

 

* 노동자는 단순한 기계 이외에 다른 아무 것도 될 시간이 없다. 인간이 향상하려면 자신의 무식을 항상 기억해야 하는데, 자기가 아는 바를 그처럼 자주 사용해야만 하는 그가 어떻게 항상 자신의 무식을 기억할 수 있겠는가?

 

* 현명하지 못한 일부 사람들은 지구 저편의 야만적이고 비위생적인 지역으로 건너가 10년이고 20년이고 교역(交易)에 몸을 바쳐 종사하는데, 그 목적은 결국에는 고향인 이곳 뉴잉글랜드에 돌아와 살다가(즉, 따뜻하고 편안하게 지내다가) 생을 마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돈이 지나치게 많은 부유층은 단지 편안할 정도의 따뜻함이 아니라 부자연스러울 정도의 뜨거움 속에 살고 있다.

 

* 가장 현명한 사람들은 항상 가난한 사람들보다도 더 간소하고 결핍된 생활을 해왔다.

 

* 그가 생활의 필수품을 마련한 다음에는, 여분의 것을 더 장만하느니보다는 다른 할 일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먹고 사는 것을 마련하는 투박한 일에서 여가를 얻어 인생의 모험을 떠나는 것이다.

 

* 내가 월든 호숫가에 간 목적은 그곳에서 생활비를 덜 들여가며 살자거나 또는 호화롭게 살자는 것이 아니라, 되도록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내 개인적인 용무를 보자는 데 있었다.

 

* 물론 오래오래 살아 차비라도 벌어 놓은 사람은 언젠가는 기차를 타게 되겠지만 그 때는 활동력과 여행 의욕을 잃고 난 다음일 것이다. 이처럼 쓸모 없는 노년기에 미심쩍은 자유를 누리기 위하여 인생의 황금시절을 돈버는 일로 보내는 사람들을 보면, 고국에 돌아와 시인 생활을 하기 위하여 먼저 인도로 건너가서 돈을 벌려고 했던 어떤 영국 사람이 생각난다. 그는 당장 다락방에 올라가 시작(詩作)을 시작했어야 했을 것이다.

 

* 우리가 소박하고 현명하게 생활한다면 이 세상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니라 오히려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 나는 각자가 자기 자신의 고유한 길을 조심스럽게 찾아내어 그 길을 갈 것이며, 결코 자기의 아버지나 어머니 또는 이웃의 길을 가지 않도록 당부하고 싶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저서 -  < 월든 > 중에서

 

 

 

 

 

 

 


 윗밭上田에는 물탱크를 만들어 덩쿨채소와 줄기채소 위주로 기른다

 

 

 맑은 계류를 저장하여 물부족 없이 채소농사를 짓는 아랫밭下田의 모습

 

 거의 9년째 담장에는 넝쿨장미가 띠를 둘렀다

 

 

 

 

 

 

무일화(無一花) - 선 시

 

 

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으면 전체(眞如)가 나타나는데

이 본체를 어찌 말로써 설명할 수 있으리오.

 

물속을 꿰뚫는 달빛은 허공에서도 볼 수가 있으나

무심(無心)의 거울은 상(象)이 비춰져도 항상 텅 비어있네.

 

골짜기에 흐르는 물은 남색으로 물들어 있는 듯 하고

문 밖의 청산은  다 이루어지지 못한 그림이네.

 

산빛과 물소리가 전체(眞如)로 드러났나니

이것들 가운데서 누가 있어 이 남이 없음(無生)을 깨달으랴.

 

 

一念不生全體現  此體如何得喩齊

透水月華虛可見  無心鑑象照常空

洞中流水如藍染  門外靑山畵不成

山色水聲全體露  箇中誰是悟無生

 

                            - 白雲禪師-

 

 

 

 

 

 

 

 

 금마삭과 금사철은 다실의 귀염둥이이다

 

 

 

 

 

 

 

지금 산중 밖에서는 노루와 꿩이 간간히 소리를 내면서 짝을 찾고 있으며.....

 

단아한 물소리!

 

정말 맑디맑은 정갈한 물소리만이 고요로움 속에서 다만 하세下世로 흘러가고 있다.

 

그리고 그 물소리에 내마음도 끌려서 여행보따리도 없이 길을 따라 나선다.

 

몸은 숲에 있으되,

 

마음은 이미 대양의 망망한 대해를 가르며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뭉게구름을 바라보며 노닐고 있다.

 

그러니, 이만하면 대장부! 아무 부러움 없지 않겠는가?

 

 

대저 가난이라는 것은 자신의 마음 속에서 인연 지음이 초라하기 때문에 따라오는 것이니......

 

마음 속에 대자연을 가득 안고 그 기걸찬 인연으로 세상을 향해 포효를 한다면......

 

대장부 살림이 그보다 더 풍족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말이다.

 

만일 그대의 인생에 있어서 윤회를 믿는 측이라면,

 

한소식하기 이전에 치러내야할 수만년의 윤회를 대형 프로젝트 만드는 기간으로 삼고서...... 화공이 된 심정으로 그렇게 하루 하루를 그려나가 보면 어떨까.

 

소로우가 썼듯이 수만년에 걸쳐 만든 지팡이 처럼.

 

억겁의 세월을 프로젝트로 삼고서 하루하루 엮어 나가는 당신만의 대작을 목적 삼아 보면 어떨까.

 

그 마음 속에 어찌 지상에 있는 속세의 의미가 스며들 수 있을 것인가.

 

대중들이 듣지 못하는 먼 곳의 북소리에 자신의 발길 장단을 맞추고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걸어 나가는 당신을 상상해 보라!

 

그렇게 뚜벅뚜벅 걸어나가는 대자유인이 되어 보시지 않겠는가!

 

그 한걸음이 하루를 소비할 정도로 느려터진 굼벵이라고 다른 이들이 놀릴지라도 전혀 개의치 말고 다만 발길을 옮겨 전진하는 대자유인이 되어 보면 어떨까?

 

말이다!

 

하루살이가 어찌 열흘살이의 심정을 알 것인가?

 

 

 

 

 

 

 

 이 수초들은 겨우내 실내에서 종자를 보존해야 한다

 

 

 물옥잠은 8월에 크게 번성하면서 꽃을 피울 것이다

 

 

 수련은 구례 운조루에서 시집살이 왔다

 

 

 

 

 

 

 숲 생활의 경제학  2 -

 


*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만 끝없이 노력하고, 때로는 더 적은 것으로 만족하는 법은 배우지 않을 것인가?

 

* 호화 유람열차를 타고 전 여정(全旅程)을 유독한 공기를 마시며 천국에 가느니, 차라리 소달구지를 타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땅 위를 돌아다니고 싶다. (원시 시대의 소박하고 적나라한 인간 생활은 인간을 언제나 자연 속에 살도록 하는 이점이 있었다.)

 

* 나는 농부가 공장 직공으로 몰락한 것은 그 옛날에 인간이 농부로 몰락했던 것만큼이나 중대하고 기억할 만한 사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내가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얽매임이 없는 자유이고,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더라도 나는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있으므로 값비싼 양탄자나 다른 호화 가구들, 맛있는 요리, 또는 새로운 양식의 고급 주택 등을 살 돈을 마련하는 데에 내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 홀로 여행하는 사람은 오늘이라도 떠날 수 있다. 그러나 동행이 있는 사람은 그 사람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므로 출발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 나는 사람의 꽃과 열매를 원한다. 나는 사람에게서 어떤 향기 같은 것이 나에게로 풍겨 오기를 바라며, 우리의 교제가 잘 익은 과일의 풍미(風味)를 띠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의 '착함'은 부분적이거나 일시적인 것이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끊임없이 흘러 넘치되 그에게는 아무 비용도 들지 않고, 또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것이어야 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저서 -  < 월든 > 중에서

 

 

 

 

 

 

 

 물소리와 가장 어울리는 수초들의 하모니라니......

 

 

 애기거북은 항상 산으로 가자 졸라대는데......

 

 물망초가 이렇게 크는데 거의 9년이 걸린 것을 모르는 까닭이다

 

 

 문경 봉암사 계곡에서 모셔온 공안석公案石이 빙긋 웃는다

 

 

 다실 앞에 수행자의 필수품이 될 가부좌용 수석좌대를 앉혔다

 

 

 

 가부좌용 수석좌대는 윗 계곡에서 포크레인과 트랙터를 이용해 모셔왔다

 

 

 

 

 

 

 

필자는 이곳 숲에서의 삶의 방식에 모두 자신의 힘으로 업을 짓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므로 이곳의 모든 업은 스스로의 지음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모두가 내 책임하에 있습니다.

 

그러니......

 

다리 하나 엮어 나갈 때에도 일을 시작하기 전에 많은 생각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인간의 일생이라는 것이 고작 백년도 못 되는데......

 

대자연의 원칙에서 보자면 내 흔적들은 찰라와 같아서 순식간에 다시 복원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이지만......

 

그러니 더욱더 원주민들의 항의나 원성을 듣지 않을 방법에 장고하느라 시간을 많이 소비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무소유를 주장하던 법정스님 처럼 전기도 끌어 들이지 않았더라면,

 

오디오 시스템도, 생활의 편리도구인 가전 제품  중 그 어느 하나도 이곳에 안주하지 않게 되어 살림살이는 훨씬 더 간편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법정스님도 고백하셨듯이,

 

'다 놓을 수 있었어도 다구茶具들만은 결코 놓칠 수 없었다!'는 말처럼......

 

필자도 놓을 수 없는 것이 아주 많이 있음을 부끄럽게 생각하면서도, 결코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물론 그것들을 사용할 때임은 자명한 일이지요.

 

그 주인공들은......

 

지금부터 죽을 때까지 안고갈 내가 사랑하는 음반들과 오디오 시스템이며,

 

맑은 영혼으로 인도하여 주는데 한점 스스럼이 없었던 향기로운 책들이며,

 

내가 사랑하는 시詩, 서書, 화畵, 예藝, 악樂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므로 소로우나 법정스님의 입장에서 바라 보자면 필자는 한갖 잡인이요 욕심쟁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사군자를 치면서 그윽한 묵향에 취해 멍하니 앉아 있을 때,

 

소리 한줄기 감동으로 다가와 귀를 스치며 지나갈 때에 문득 맺히던 눈가의 맑은 이슬에,

 

선현들의 말씀에 망치로 때려 맞듯이 아하!하고 외치는 소중한 책을 읽던 순간에......

 

진정코 제가 살아 있어서 무엇보다도 뿌듯한 행복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 파동들이 없는 천국과 극락이라면 저에게는 초라한 서재와 별반 다를바 없을 것이라는 확신도 해 봅니다.

 

젊은 시절에 광란의 락커(Rocker)가 되어, 부커 티 엠지에스(Booker T & MGS)의 멜팅 팟(Melting Pot)을 연주하던 건반 위에서 필자는 진정한 삶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적이 많았으며 지금도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까닭은 그때가 진정한 예술인으로서의 희열을 유감없이 만끽하던 때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 지상낙원의 희열을 그때 가득히 체득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렇게도 아름다운 희열은 오로지 몰두할 때에만 나타나는 것이며 그 취함의 희열이 바로 천국이요 극락이라 여겨 집니다. 이도 놓아 버려야 한다구요? 아무튼...... 그런 무수한 진화의 과정 중에서 느꼈던 수많은 지상낙원의 결과물로서 필자는 다시 숲으로 돌아와 앉게 되었으니 참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 인연을 주신 업장의 매듭 풀림의 율동에게도 다시금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이 숲에서는 인간사 이야기가 모두 활동사진 같아만 보입니다.

 

거기에 모든 희노애락이 담겨 있으나 배우가 연출하는 가상假像이 재생되는 것을 관객의 입장으로 울고 웃고 하다가, 끝나고 나면 천연덕스럽게 그 일을 잊어 버리고 극장을 나서서 일상에 돌아가는 우리들 처럼, 그리고 우리의 기억 속에 있는 과거의 인연 지음들이나 지금이라는 현실의 실상實像들이나 모두 그것이 그것이고 저것이 저것임이 큰 감동으로 오지 않는 까닭은...... 그 속에 내재해 있는 주제가 서로 크게 다르지 않는 공통분모로써 모두가 희노애락이라는 명운에 매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웃고, 슬퍼하고, 진노하는 것이 눈을 감고 저 세상으로 갔을 적에 과연 그 의미가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오게 될까요? 지상의 일이 그곳에서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그러므로 진상眞像이나 허상虛像이나 모두가 다 일장춘몽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필자가 숲 속에서 엮으면서 노는 소꼽놀이도 만년을 사는 이의 눈으로 보자면 하루살이도 안 되는 미물일 뿐입니다.

 

그의 눈에 보이는 벼락의 시간 길이보다도 더 짧은 것이 우리네 인생의 총 길이이기 때문입니다.

 

......

 

허! 참! 또 실기失期하였구만!

 

산개구리들이 모두들 조롱하는 듯이 개골거리고 있구만, 그랴.

 

말로써 말이 아닌 이치를 말하려는 자체가 참 우매한 일입니다.

 

그래서 법정스님은 자신의 말! 모두도 거두어 가려고 하셨던 것은 아닐까요?

 

그러므로 오늘 저도 실기失期한 그 인연이 다만 안타까울 뿐입니다.

 

구름을 보시라고 손으로 구름을 가리켰는데도 구름은 아니 보고 제 손만을 바라보고 계신 분은 혹여 아니 계시겠지요?

 

그러므로 오늘 이야기는 이쯤에서 거두렵니다.

 

부디 구름만을 보듯이 이 글의 주제만을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은......

 

깨어 있다면 홀로 가라!

 

입니다......

 

 

 

소 향   권 대 웅                      

(小 鄕  權 大 雄)   드림            

 

 

 

 

 

 

 

 

 

 

 꼭 필요한 살림은 그러나 의외로 많아 탐욕스런 자신을 질책하게 해 준다

 

 

 맑은 자연과 함께 평생을 같이해 온 음악이 빠져서는 아니되었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책들이 빠질 수는 없었다

 

 

 죽을 때까지 평생 들을 수 있는 음반과 책은 내 인생의 반려자이리라

  

 

 

 그리고...... 수행하는 틈틈히 문인화를 익힌다

 

 

 수석좌대 앞 뜰에는 해송과 분재들이 백미의 자리에 앉혀져 있다

 

 

 정성스레 학구당에서 모셔온 대나무가 화분에서 새 숨을 고르고 있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물소리! 물소리! 물소리!

 

 

 

 

 맺는 말
..............


쿠우루 시(市)에 완전을 갈구하는 한 장인(匠人)이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지팡이를 만들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불완전한 일에는 시간이 한 요소가 되겠으나
완전한 일에는 시간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그는,
비록 한평생 딴 일은 아무 것도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모든 점에서 완벽한 지팡이를 만들리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부적당한 재료를 써서는 안 되겠다고 결심했으므로
그는 재목을 구하러 즉시 숲으로 떠났다.
그가 쓸 만한 나무 하나하나를 살피다가 퇴짜를 놓는 사이에
그의 친구들은 점차로 그의 옆을 떠났으니,
그들은 각자의 일을 하다 늙어서 죽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조금도 늙어가지를 않았다.
한가지 목표를 추구하는 그의 결심과 숭고한 믿음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에게 영원한 젊음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는 시간과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았으므로
시간은 그의 길에서 비켜나 그를 굴복시키지 못한 것을 한탄하며
멀리서 한숨만 지을 뿐이었다.
그가 모든 점에서 알맞은 재목을 찾아냈을 때는
쿠우루시는 폐허가 된 지 이미 오래였다.
그는 그 폐허의 어느 흙둔덕에 앉아 지팡이를 깎기 시작했다.

지팡이의 모양이 채 갖추어지기도 전에 칸다하르 왕조가 망했다.
그는 지팡이의 끝으로 모래 위에 그 왕조의 마지막 왕의 이름을 쓰고는
다시 일을 계속 했다.
그가 지팡이를 매끄럽게 다듬어 놓았을 때
칼파(브라마 신의 하루, 우리 시간으로 4,354,560,000년)는 이미 북극성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가 지팡이 끝에 쇠붙이를 달고 보석으로 장식된 지팡이의 손잡이 부분을 달았을 때는
브라마 신은 수없이 잠이 들었다 깼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인가?

그의 작품에 마지막 손길이 가해지자
지팡이는 깜짝 놀라는 장인의 눈 앞에서 브라마 신의 창조물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승화되어 갔다.
그는 지팡이를 만드는 가운데
새로운 체계, 충식하고도 균형잡힌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냈던 것이다.
그리고 옛 도시들과 왕조들은 사라졌지만
그보다도 더 아름답고 영광스러운 도시와 왕조들이 그 안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그는 발 밑에 수북이 쌓여있는 나무 깎은 부스러기를 내려다 보았는데,
그것들이 아직도 생생한 것을 보고
이제까지 시간의 경과는 단지 하나의 환각에 지나지 않았으며,
브라마 신의 두뇌에서 나온 한 섬광이
인간 두뇌의 부싯깃에 떨어져서 붙붙은 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재료가 순수했고 그의 기술도 순수했으니
그 결과가 경이로운 것 외에는 어떤 것일 수 있겠는가?

...........................


우리 안의 생명은 강의 물과도 같다.
올 해 이 생명의 물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수위가 높아져서는
고지대의 마른 땅을 물바다로 만들지 모른다.
올 해가 바로 기억에 남을 해,
물이 넘쳐 강변에 사는 사향쥐들이 모두 익사하는 그런 해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지금 사는 곳은 항상 마른 땅은 아니었다.
나는 과학자들이 홍수를 기록하기 전에 강물이 범람했던 흔적이 있는 둑을
저 멀리 내륙지방에서 본다.
뉴잉글랜드에 사는 사람이면 누구나 사람들 사이에 퍼진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즉, 처음에는 코네티컷 주, 다음에는 매사추세츠 주의 어느 농가의 부엌에
60년 동안이나 놓여있던 사과나무로 만들어진 오래된 식탁의 마른 판자에서
아름답고 생명력이 넘치는 곤충이 나왔다는 이야기 말이다.
그 곤충이 자리잡고 있던 곳의 바깥쪽으로 겹쳐 있는 나이테의 수를 세어본즉,
그보다도 여러 해 전 그 나무가 살아 있을 때에 깐 알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이었다.
아마 커피 주전자가 끓는 열에 의해 부화되었겠지만
그 곤충이 밖으로 나오려고 판자를 갉아먹는 소리가
여러 주일 전부터 들렸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부활과 불멸에 대한 자신의 신념이 새로워지는 것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어떤 날개 달린 아름다운 생명이 처음에는 푸른 생나무의 백목질 속에 알로 태어났으나,
그 나무가 차츰 잘 마른 관(棺)처럼 되는 바람에
오랜 세월을 사회의 죽은 듯 건조한 생활 속에
목질(木質)의 공심적(共心的)인 나이테 속에 묻혀 있다가
(아마 지난 수년 동안, 일가족이 즐겁게 식탁에 둘러 앉아 있을 때 밖으로 나오려고
갉는 소리를 내서 모두를 놀라게 한 적도 여러 번 있었으리라)
어느날 갑자기 세상에서 가장 값싸고 흔한 가구 속에서 튀어나와
마침내 찬란한 여름 생활을 즐기게 될지 그 누가 알겠는가?

나는 영국인이나 미국인이 이런 이야기를 다 이해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바로 그러한 것이
단순한 시간의 경과만 가지고는 결코 동트게 할 수 없는 저 아침의 성격인 것이다.
우리의 눈을 감기는 빛은 우리에겐 어두움에 불과하다.
우리가 깨어 기다리는 날만이 동이 트는 것이다.
동이 틀 날은 또 있다.
태양은 단지 아침에 뜨는 별에 지나지 않는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 [월든] 강승영 번역, 이레 출판사 중에서


 

 

 

 

 

 

 앞뜰의 핵심은 계류와 각종 화초들이다

 

 

 미니연못으로 연출하여 또다른 물소리를 들려 주는 소품들!

 

 

  

 그러나 계곡의 힘찬 물소리만 할까!

 

 

 백일홍과 옥향이 싱그러운 중정中庭을 정말로 사랑한다

 

 

 

 물소리가 편안한 이유는 태중胎中에 안긴 듯 포근함을 주기 때문이리라

 

 

 구글위성으로 바라보면 팔봉조배八峰朝拜 형국의 수행터임을 알 수 있다

 

 

 안거 중中에는 수행처의 빗장을 굳게 걸어 잠근다

 

 해발 262미터에 있는 나의 작은 수행처여! 행복하거라!

 

 

 

 

 

 

깨어 있다면 홀로 가라

  

 

 

졸졸거리며 흘러 내리는 물소리에 화답하듯

 

맑은 울음이 백옥같은 이쁜 새가 숲에 사는데

 

물소리 새소리 늘 곁에서 떠 노니나

 

정작 그 맑은 새소리의 주인공은 형체를 본 적이 없으니

 

그렇다면 내가 새소리를 들은 것일까

 

아니면 새가 내 귓바퀴의 떨림을 즐기는 것인가

 

 

 

알 수 없는 진리에 대해 말들이 많지만

 

그리고 허상과 같은 진리들이 수도 없이 널려 있지만

 

우리는 보지 못한 것을 모두 거짓이라 단정해서는 안 된다

 

 

 

분명 숲에서 새소리 들리는데

 

실체를 못 보았으니 허상이라고 하는 주장은

 

진실된 주장이 아니고 억지일 뿐이다

 

'우매한 자가 산을 옮긴다!' 하였다

 

 

 

그러므로 천리길을 가려는 이는

 

진실이다 허실이다 동요함이 없이

 

백일 후에 먹을 식량을 묵묵히 준비할 일이다

 

그렇게 정녕, 깨어 있다면 홀로 갈 일이다

 

 


                                   - 小   鄕

 

 

 

 

 

 

 

- 2011년 7월 1일 -

 

 

 

프로필 이미지 

 

 

小 鄕   權 大 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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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배경음악은 " 물 소 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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