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의 그늘에 묻혀 더위를 씻어 내다
장 소 : 섬진강 압록유원지
일 시 : 2012년 8월 13일 ~ 15일
휴가다!
오래전부터 잡아놓은 휴가일정을 실행할 때가 되었는데,
그 장소를, 늘상 꿈꿔오던 섬진강에서의 야영으로 스케쥴을 잡았으니 설레기가 마치 소풍 기다리던 소년 같다고나 할까.
사실이다.
소년시절의 어느해 겨울날, 그것도 새해를 이틀 앞둔 망년의 날에 출발했던 무모한 지리산동계종주등반!
그 시절의 장비로는 언감생심 동계등반은 꿈을 꾸기도 쉽지 않았고, 등반 내내 한 팀의 야영객도 만날 수가 없었으니까......
매서운 지리산의 1970년대를 가늠해 볼 수 있으리라.
금성여객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끝없는 비포장길을 달리다가 처음으로 만났던 섬진강!
그날의 환희심이 새삼 떠 오른다.
곡성에서 구례구역까지 가는 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았던 섬진강!
소년은 그때 나이가 들면 이곳에 찾아와 밭을 일구고 과수도 키우며 시나 쓰자던 소박한 청사진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 소년시절에는 압록의 저 구다리를 통해서 지리산으로 내왕했었다 -
- 지금은 압록역 앞으로 캐러반 시설까지 갖춘 오토캠핑장이 들어서 있다 -
- 그리고 새로운 교량이 세 개나 건설되었으니, 이곳이 교통의 요충지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으리라 -
- 압록마을쪽에도 야영객이 드문드문 보인다 -
- 우리 부부는 이곳 데크에서 오토캠핑을 즐기기로 미리 계획을 짜 두었다 -
- 섬진강을 내려다 보는 데크에서의 야영은 평온함! 그 자체로 다가 왔다 -
- 준비해 간 해먹도 설치를 해 본다 -
- 주방겸 식당 공간도 설치를 끝내고 휴식모드로 들어 간다 -
- 아이패드를 하는 동안 MP3로 음악을 즐기는 맛! 또한 일품이다 -
- 폭우의 뒤끝이라 거센 물결이 탁하게 흐르는 것만이 일말의 흠이라고 할까 -
- 그렇게 야영막사 세팅을 끝내고 난 후 야영지의 첫날밤을 맞이했다 -
- 밤새 내내 시원한 바람과 맑은 물소리가 받쳐주어 너무나 황홀한 밤을 맞이할 수 있었다 -
(그러나 데크 위쪽 도로와 철도로 교통량이 꽤나 있어서 심산유곡의 고요는 기대하기 힘들었다)
- 둘째날의 아침이 밝았다. 굿모닝 섬진강! -
< 자연에 바치는 칸타타 - 96 >
- Devote Cantata to Nature -
굿모닝 섬진강!
하늘 열린 이래로
섬진강은 영원하다
나 돌아와
섬진강 바라보니
소년시절의 나
떠 오른다
섬진강 줄기 따라
처음으로 지리산
동계등반 가던 날
아득한 경계 열리며
환희심으로 껴안아 주던
섬진강아
이곳에 머무르며
과수 키우고
시나 쓰고 싶다던
소년의 그 희망 그립다
섬진강아
너는 좋으니?
뭇사람 설레게 해놓고
말없이 흐르니
그리도 좋으니
담에 또 보자던
섬진강아
너의 젊음은 그대로인데
나만 홀로 쇠었으니
來生에서나
또한번 꿈꿔 볼꺼나
과수 일구고
詩나 쓰자던......
- 小鄕 權大雄 ( infol@daum.net )
-섬진강에서 맞이하는 아침의 감흥을 주체치 못하여 아이패드에 시를 지어 저장해 두었다 -
- 굿모닝! 두루미 -
- 고양이 세수 겸 주방세척 장치도 매달아 두고(생각보다 편리하다) -
- 콜맨 버너로 아침을 준비해 볼까 -
- 일찌감치 나선 강태공도 간간히 보인다 -
- 매트와 슬리핑백도 말리고 -
- 너무도 좋은 여름날을 강가에서 보내는 즐거움을 어찌 다 필설로 표현할 수 있으랴! -
- 전라선의 기차들도 분주히 오가고 -
- 보성강과 섬진강이 만나는 합강지점의 물색이 서로 뚜렷이 구별 된다 -
(위쪽이 주암댐을 경유하며 흘러온 보성강 물줄기이다 - 위쪽은 주암댐이 흙탕물을 일차 가라앉히기 때문에 더 맑아 보인다)
아래 내용은 2011년 9월 필자가 써둔 글에서 발췌해 왔다.
[코스모스 바다에 풍덩 빠지다] 바로가기 ---> 우측 영문 주소 클릭! http://blog.daum.net/valeriano/17626713
********************************** ********************************** **********************************
코스모스 바다에 풍덩 빠지다
- 구례 사성암 부근의 섬진강에는 가을 코스모스가 만개했다 -
고등학교 1학년 겨울에 친구들과 함께 망년산행으로 지리산 종주를 계획했던 적이 있다. 그렇게 해서 찾아간 곳이 바로 구례였는데, 하필이면 동행하던 버스 안에 우리학교 체육선생님의 여동생이 함께 타고 있었다. 우연히 대화를 나누다가 알게 되었는데, 그래서 얼마나 더 조심스런 마음이 들었는지 모른다. 그 체육선생님은 훈육교사 겸임을 하고 계셨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으니 안 그렇겠는가.
그 여동생은 아버지가 구례군수로 계셔서 관사에 어머님 심부름차 가는 길이라 하였다. 우리 또래보다 조금은 더 나이가 많이 들었던 듯한 여동생과 기념사진을 찍었던 여객터미널 부근의 구례택시 입간판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이제야 마눌님 앞에 그 사진의 출처에 대해서 밝히지만(결국은 추억의 그 사진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왜 장황하게 늘어 놓는 것일까. 그것은 추억이 주는 야릇한 흥분감 때문이리라. 아련한 추억에 대한 향수는 모두의 권리이니까), 아무튼 그런 인연도 더해져서 아름다운 섬진강은 항상 필자의 기억 속에서 추억의 향수를 불러 일으켜 주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그 섬진강에서 청명한 코발트빛 하늘 아래 은빛처럼 빛나는 물줄기를 껴안고서, 청량한 바람에 흔들거리며 춤을 추고 노래하는 코스모스대군락지를 발견했으니 그 기쁨이 얼마나 크겠는가, 상상이 가시는가.
<압록역 사진 출처 : 경향신문 1985년>
그시절 압록역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선생님이 얘기해 주시던 이승만 박사 방귀사건을 기억하고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한국동란이 막 끝나던 시기에 이대통령은 압록을 기차로 순시하였던 모양이다. 우리야 기억에 없지만, 그당시 보성강과 섬진강이 만나는 압록역은 뗏목으로 만든 화목이 물길을 타고 집결하는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곳이라고 한다. 압록역에서 경향각지로 화목들이 공급되었으니 산지를 많이 끼고 있는 압록지역은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연탄이 도시에나 겨우 공급되던 그 당시에, 화목은 서민들의 중요한 땔감이었고 또한 석탄을 캐던 탄광의 중요 갱목으로도 그 쓰임새가 많았으니 압록역이 한창 풍요를 누렸던 것은 당연지사였다.
아무튼 압록역에서 내리려던 이대통령은 갑작스럽게 방귀를 '뿡~!"하며 뀌고 말았다고 한다. 그러자 옆에서 수행하던 비서가 냉큼 그 곤란한 상황을 모면시키기 위하여,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 했다 한다. 참으로 웃기는 장면 아닌가? 아부의 극치요, 독재의 전성기를 풍자했던 재미있는 일화를 들으면서 대성통소笑하던 옛시절의 교실이 생각난다.
그런 아부배들의 무리숲에 갇힌 말년의 이대통령은 자꾸 실정을 저지르다가 결국은 4.19를 맞이하였고, 급기야는 하와이로 망명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모름지기 위정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일화라고 생각한다.
작금의 위정자들이여! 주위에 그런 아부배들이 득실거린다면 당신의 정치생명은 이미 끝난거나 다름없다는 것을 항상 명심할 일이다. 요즘 뉴스를 보면 레임덕이 오고있는 위정자의 주변에 그런 아부꾼들이 숲을 이루고서, 부정에 부정을 더하며 자신만의 실리를 취하고 있는 양이 보이는 듯 하여 각성의 의미로 몇자 적어 보았다.
<1971년 지리산 종주시 - 아래는 외국인노고단산장 잔해, 맨 좌측이 필자>
아무튼, 구례에 내린 우리는 망년 하루 전에 구례의 화엄사 부도전에서 야영으로 일박을 하고서 그 다음날 노고단을 올라 지리산 곰할아버지 움막에서 새해를 맞이하게 된다. 그 시절 노고단에 있던 외국인 별장 노고단산장터가 지금도 아스라한 기억에서 멤돈다. 추억은 결국 그리움을 먹고 사는 잉여된 공간이기 때문에 그러리라. 결국은 그 추억의 편린들마저 모두 부질 없음을 깨닫고 이승을 하직하겠지마는, 그동안이라도 아름다운 추억들을 곱게 엮으며 간직하면서 살고 싶은 것은 누구나 같으리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소망을 안고 있을 것이니까.
화엄사 부도전에서 군용 A텐트를 치고서 일박한 우리는 젊은 혈기가 왕성한 나이였지만 동계 지리산종주등반을 4박5일 계획했었기 때문에 식량과 장비들의 엄청난 무게 때문에 노고단에 오를 때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화엄사 구경에 넋이 빠져 늦게 출발한 이유도 있었지마는, 결국 노고단에 올랐을 때는 영하 15도로 내려가 있던 동지섣달인 12월 31일의 야밤중이었다. 길도 어둑어둑하고 추위와 배고픔(저녁식사도 못했다)으로 기진맥진했던 우리에게 구세주같이 나타났던 사람들은, 그당시 노고단을 지키던 전경들이었다. 노고단에는 그때 전경들이 중대 병력쯤은 배치되어 있던 걸로 기억이 나는데, 그 구세주의 출현 덕분에(그들은 우리가 간첩인줄 알고 완전군장 수색조를 편성하고 있었다) 우리는 전설로만 듣던 지리산 곰할아버지의 움막에서 간신히 하루를 유숙할 수 있게 되었다. 전설이라 부르는 이유는 그분이 함태식옹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반달곰을 호령하는 지리산 곰할아버지가 있다는 이야기는 광주의 산꾼들 사이에 그당시 내려오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니 얼마나 많은 산꾼들이 그분의 움막 신세를 졌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말이 난 김에 그 당시 노고단 풍경을 적어 보자면, 움막 아래쪽으로는 일제시절 외국인 신부들이 여름에 휴양하기 위해 올라와 쉬던 노고단외국인산장 벽돌 건물의 잔해가 있었고, 군용도로들이 거칠게 흐트러져 있었다. 아마 6.25동란 시절의 인민군들과 빨치산들을 토벌하기 위해 일제시대의 임도를 확장 전개했기 때문에 그런 산만한 모습들이었으리라 짐작해 본다. 대충 이정도로 지리산 관참기는 끝내고......
- 노고단외국인선교사별장터 부근에 현재 노고단대피소가 자리한 것 같다 -
********************************** ********************************** **********************************
- 십리밖 상류에서 레프팅족들이 배를 저어 내려 왔다 -
- 소년들의 우렁찬 노젓는 구호가 싱그럽다 -
- 그들의 종착지는 이곳 압록유원지 합강지점(두물머리)이다 -
- 그렇게 둘째날 한가로움과의 조우도 서서히 막을 내려갔다 -
- 150칸델라(150촉)의 콜맨랜턴에도 불이 지펴지고 -
- 야영장을 밝히는 가스등과 휘발유등이 힘을 발휘하는 동안 밤은 깊어 간다 -
- 압록의 야경 -
- 굿모닝 섬진강! 데이 쓰리 -
- 굿모닝 두루미! -
- 식사를 책임져 준 키친테이블 -
- 구례구역쪽 섬진강의 물살이 도도하다 -
- 세쨋날의 한가함은 점심식사후, 철수 준비하느라 부산해진다 -
- 망중한의 모나리자님 -
- 기타까지 챙겨들고 학창시절의 멋을 한껏 재현해 보았다 -
섬진강은 그대로 흐르고 있었다.
단지 그 섬진강을 바라보는 내의 시선만 젊고 늙고의 분별을 가지고서 다시 찾아왔을 뿐이다.
고로 자유분방한 사유는 온전히 나의 몫이다.
섬진강은 시시껄렁한 사유! 또한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저 세세생생 흘러 내리면서 모든 것을 받아 들이는 섬진강은 굿다 싫다 한마디도 없을 뿐이다.
나는 섬진강을 다시 만나고자 했으며......
결국은 섬진강의 최고 끝 시원지점에 둥지를 틀고서 詩 나부랑이나 짓고 앉아 있으니, 그만하면 소원 성취된 셈일까.
애당초 내의 소원은 섬진강의 시원始原이 아니고 섬진강의 본질이 도도하게 흐르는 큰 강변을 의미하였다.
그런 생각을 하면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래도 본질의 근저에라도 닿아 있으니 그로 위안을 삼아야 할까.
그렇게 생각을 해야 정신건강에 이로우며 노년의 삶 또한 더 가치있어 지리라고 본다.
때로는 바위산을 뽀갤 것 같은 기개를 가지고 용출해 오르는 당찬 포부를 잃지 않음도 중요하겠지만.......
정말로 소박하게 채념의 미학을 실천하는 일 또한 더욱 아름다운 일이라 위로해 본다.
실현불가능한 것을 끝끝내 포기하지 못함 또한 우매한 일 아니겠는가.
생각헤 보자.
세상의 부귀영화가...... 來生의 눈으로 바라보자면,
배고픈 돼지 앞의 쓰잘데기 없는 한낱 보석일 뿐이요......
수천권을 읽었다고 뽐내던 지성이라는 놈도 결국은 한낱 뜬구름 아닐까.
죽을 때 한줌의 보석이라도 들고 갈 수가 있겠는가.
죽을 때 머리 속에 담아둔 허깨비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러므로 인간이 세운 모든 것은 다만 부질없음이요,
한가롭게 맑은 빛으로 떠 노니는 흰구름보다도 못한 일장춘몽이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입즉락立卽落의 법칙이다.
오늘도 참 많은 사유가 그를 지치게 하는구나.
참......
- 2012년 8월 17일 완성하다 -
小鄕 權大雄 쓰다
♪ Meet The Queen
'심경순례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적멸보궁 법계사 - (신두류록新頭流錄 2편) (0) | 2012.09.07 |
|---|---|
| 어머니산의 사랑방인 중산리 - (신두류록新頭流錄 1편) (0) | 2012.09.07 |
| 장미의 향기는 달콤한 봄날을 노래하고 (0) | 2012.06.05 |
| 설악산 신흥사 통일대불 - 매화향기 가득한 聖地巡禮 12 (0) | 2012.05.12 |
| 설악산 외설악지구 - 매화향기 가득한 深春巡禮 11 (0) | 2012.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