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경순례기

드러내지 않음이 결코 바른 이름 - 명가은名可隱

梅君子 2014. 4. 9. 16:07

 

 

[Tea Essay] 

 

드러내지 않음이 결코 바른 이름 - 명가은名可隱

 

 

 

일 시 : 2014년 4월 7일(월)

 

장 소 : 전남 담양군 남면 연천리 487 (T:061-382-3513)

 

 

 

 

 

미르기 김교수와 담양 출사 중에 소쇄원을 지나 독수정 가는 길목에 이르러, 목이 텁텁하다며 맑은 차 한 잔 나누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난 번 출사 때는 주차된 차량이 너무 많아 보여 그냥 패스하기로 했던 [명가은]으로 길을 잡고 시냇가로 내려 선다.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싶다는 명가은名可隱의 뜻을 또다시 새겨 본다. 마땅히 출세간에 그 이름을 드러내 놓고 싶은 것이 속인의 심정일진데, 어떻게 스스로 은거하고만 싶다는 소망을 조용히 피력하며 앉아 계시다는 말인가. 항차 생각해 보아도, 초야에 묻혀 조용히 다도茶道의 길만 걷다 가겠다는 주인장의 속내가 들여다 보여 가히 겸손한 마음이 스스럼 없이 우러 나온다.

 

이렇게 마음 먹고 일생을 함께 하기가 과연 쉬운 일일까?

은자의 이름은 그러나 소망에 걸맞지 않게 세상에 드러나 보였으니, 이도 참 아이러니다.

이름을 드러내지 않겠다는데...... 그러면서도 맑은 다도의 정수는 보여주고 싶다는 작은 마음 가짐......

 

가히, 맑은 다도의 깊은 경지라 아니할 수 없다!

 

 

 

 

    4월의 수선화가 싱그러운 빛을 발한다

 

    영춘화는 무더기로 묶여서 담장 밖을 희롱하고

 

    바로 이렇게 말이다

 

    찻집에는 손님이 두엇 테이블 계셔 보였다

 

    우선 앞마당의 풍경에 젖어 보기로 한다

 

    본채 옆의 연못 위에는 자두나무가 하얗게 피어 올라 백미를 이루고 있었다

 

    정갈한 본채가 주인장의 품성을 대변해 준다

 

    마침, 명자 꽃이 피어 올랐다

 

    찻집으로 향하는 김교수

 

    다실

 

    워터 코인이 자라는 창가

 

    아늑한 풍경이 매우 감미롭다

 

    쥔장의 컬렉션을 일별해 보고

 

    후원은 온상처럼 가꾸어 졌다

 

    온상으로 조경하니, 금낭화가 벌써버 피었다

 

    후원 옆 정갈한 주방

 

    기러기와 명자꽃

 

    담쟁이 가득한 창

 

    고사리 손 같은 워터 코인이 해바라기 하고 있는 귀여운 풍경

 

    곳곳에 수전이 설치되어 매우 편리해 보였다

 

    다기 가득한 선반

 

    정말 정결해 보이는 다포

 

    황차를 들기로 했다

 

    여린 브라운 색감이 함께 조화를 이루었다

 

    황차를 담아 내온 놋그릇

 

    암키러기가 더욱 선명하다

 

    하염없이 밖을 바라 보았던 창가

 

    [차 한 잔 마시니 천지가 꽃이로다]  어~ 취한다!

 

    앵두꽃 가득 피어 나고

 

    명자꽃도 운치를 더하니, 어찌 아니 취할소냐

 

    별채를 들어가 본다

 

    다양한 다구가 전시되어 있다

 

    일일히 수를 놓은 색감이 예쁘다

 

    이곳은 판매도 겸하고 있다

 

    김교수는 무엇에 홀리셨남?

 

    창밖의 봄날 하오

 

    궁중의 창살 같은 늬앙스

 

    쓰임새를 상실한 절구

 

    이제는 독수정으로 가야 한다

 

    결코 맑고 향기로와, 그 이름이 빛나는 명가은名可隱

 

    다실에서 김교수가 잡아준 필자

 

 

 

 

명가은名可隱에서 김교수가 팽주가 되어 서로 황차를 나누며 다담을 즐겼다. 두어 테이블만 손님이 계셔서 도란도란 서로의 다담을 나누기에는 그 분위기가 매우 좋아보이던 맑은 봄날이었다. 황차도 그 향이 진하지 않아(물론 팽주의 솜씨가 더 크겠지만) 감미하기에 너무 좋았다. 쥔장 모녀께서 손님과 함께 맑은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좋아 보였고, 닷상에 올린 명자꽃도 진한 봄날을 함께 노래하고 있어서 또한 좋았다.

 

오늘 이 자리에 인연하신 분들이시여, 맑은 지복! 누리시거라......

 

병아리 노란 색감같은 영춘화를 보며 나오는 앞담이 오늘따라 매우 정겨워 보인다.

문득 건너편 들판에 활짝 피어 올라 요염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복사꽃이 크게 눈에 들어 온다, 도화꽃도 찬란하게 피어 올랐으니 어찌 아름다운 봄날이 아니랴? 싶다. 감미롭고 아름다운 이 봄날의 찬란한 축복을 받으며 다만 하늘에 감사한 마음을 정성으로 올린다. 아! 살아 있음은 어찌 이리도 찬란하게 아름다운가?

 

명자꽃 살아 빛나고, 영춘화 살아 빛나고, 앵두꽃도 살아 빛나니, 어찌 아름다운 봄날이 아니랴?

 

 

 

 

 

- 2014년 4월 12일 완성하다 -

 

 

프로필 이미지

 

 

小鄕 權大雄 쓰다

 

 

 

++++++++++++++++++++++++++++++++++++++++++++++++++

 

 

상기 본문의 내용 중에서 사진이 안 나올 경우에는 아래 영문 주소를 누르면 바로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blog.daum.net/valeriano/17627926 <--- 여기 영문을 눌러 주세요 (안 눌러지면 복사해서 주소창에 붙여넣기 해 주세요)

 

  

++++++++++++++++++++++++++++++++++++++++++++++++++

 

 

< 무단 사용시, 그 출처를 꼭 명기 바랍니다 >

 

註 : 돋움체-필자 글(녹색), 궁서체-인용 글(검은 회색)

 

 

 

*************************************************************************************************

  

Healing Wings / Cathy Mar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