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 '브루크너 교향곡 제5번'을 들으러 가다
- 광주시립교향악단 제257회 정기연주회 '브루크너 교향곡 제5번'을 들으러 가다 -
* 공연명 : 광주시립교향악단 제257회 정기연주회 '브루크너 교향곡 제5번'
* 장 소 : 2010. 6. 26(토) 오후7:30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
브루크너 교향곡 5번이 연주된다기에 보름 전부터 벼르고 별러 예약을 하였다. 연주회날은 마침 비가 오고 있었기 때문에 초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식혀는 주었으나... 비 때문에 공연장 주변이 혼란스럽지나 않을까 저으기 걱정이 되어 조금 일찍 출발을 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지난번 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Resurrection)'의 연주회 때와는 달리 공연장이 그렇게 소란스럽지는 않았다. 사실 말러의 공연 때는 출연진만 해도 광주항쟁을 상징한다는 의미에서 518명의 교향악단원과 합창단원이 참가를 하였으니... 청중을 빼고 보더라도 그 인적인 출연구성에 있어서 압도적으로 스펙타클한 광주의 커다란 행사 중의 하나로 남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모짜르트의 교향곡 29번도 함께 연주되었는데, 구자범 상임지휘자 대신에 독일에서 초청한 라울 그륀아이스라는 분이 두 곡을 해석하여 지휘를 한다고 하여 또한 새로운 맛이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도 들었다. 아내의 말마따나... 광주시향도 이제는 쟁쟁한 세계의 거장들과 함께 하여도 결코 부끄럽지 않을 만큼 당당한 실력을 갖추었다는 평을 해 본다.
필자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에 광주... 아니 삼남에서는 처음으로 조직되었을 '광주일고교향악단'에서 단원의 한사람으로 바이올린 파트에 참가를 하였는데... 그 시절에 접했던 광주시향의 모습이 가끔 생각이 나고는 한다. 그 때 광주시향은 부정기적으로 모여서 광주학생회관 대극장을 빌려서 연습을 하곤 하였는데... 그 당시(1971년) 전남대 영문학과를 다니던 사촌누이가 광주시향의 바이올린 주자로 참여를 하고 있어서 종종 참관을 하러갔던 기억이 회상되는 것이다. 저녁이 깊어가던 무렵, 어두운 황금동에 깔려 내리던 슈베르트 미완성교향곡의 음울한 선율들이 지금도 뇌리에 떠 오르고는 한다.
-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 광주시향의 정기연주회가 있었다 - -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의 모습 - - 소극장의 해질 녘 전경 - - 대극장은 음향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
- 앞 좌석의 모자지간母子之間을 누가 인증샷하러 왔기에 우리 카메라를 주면서 찍어 달라 하였다 -
그래서 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을 들을 때는 언제나 광주시향이 떠 오르는 것이다. '가곡의 왕'이라 불리우던 슈베르트는 31살의 젊은 나이에 요절하기까지 너무나 많은 불후의 명곡들을 발표하였는데... 특히 그의 짧은 생애를 대변해 주는 듯... 그 표제와 어울리는 '미완성'이라는 의미와 그 교향곡의 저변에 흐르는 주제들은... 소년기의 필자에게 있어서 굉장히 음울하나 아름다운 선율로 남으면서 음악에 대한 깊이를 더해가는 계기가 되게 해 주기에 충분하였다. 첼로와 베이스, 오보와 클라니넷이 호소하는 듯 아름다운 테마를 반복하는 그 선율들이 지금까지 오래도록 각인되었던 것이다.
특히 슈베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Op.159 Grand Fantasia(Violin : David Oistrakh, Piano : Frieda Bauer)는 평생 필자의 곁에서 떠나지 않게 되었다. 이 바이올린 곡은 일본이나 미국의 시디음반 매장에서도 구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CD로는 발매 자체가 안 되었다는 결론을 내렸다-요한나 마르치의 바이올린 연주로는 있었지만...), 필자는 오래도록 애장하던 LP Disc(USSR Melodiya Recorded & USA Capital Records, Inc. Manufactured)를 필자 스스로 시디로 몇 장 복각하여서 틈틈히 듣고 있다. 슈베르트! 그는 미완성이 아니라 '아름다운 젊은 날을 완성!'하고 간 불후의 작곡가였던 것이다!
아무튼 그러한 추억으로 각인되었던 '광주시향의 정기연주회'를 오늘 또 접하게 되었다.
- 정기공연에 앞서 튜닝 중이다 - - 공연 내용은 모짜르트와 브르쿠너의 교향곡을 독일인 라울 그륀아이스가 지휘한단다 - - 드디어 공연이 시작 되었다 -
- 모짜르트 교향곡 29번 1악장의 실황을 담아 보았다 - (화면의 화살표를 클릭하면 동영상이 재생됩니다)
- 소규모의 악단 편성으로 모자르트의 곡을 연주했다 - - 공연 중반 인터미션에 담은 사진들 - - 대극장의 로비는 멋진 조각과 함께 분위기가 참 현대적이다 -
- 브르쿠너 교향곡 5번 4악장의 실황을 담아 보았다 - (화면의 화살표를 클릭하면 동영상이 재생됩니다)
- 라울 그륀아이스는 브루크너 곡의 해석에 있어서 에너지감을 주려고 애썼다 -
음악사에 있어서 후기 낭만파 작곡가라고 한다면 한 마디로 구스타프 말러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를 꼽는데, 독일-오스트리아 교향곡 전통에서 말러 못지않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후기 낭만파 작곡가가 바로 요제프 안톤 브루크너(1824~96)인 것이다. 그의 인생기 또한 독특하여서 평생 독신으로 지냈고, 대단히 비사교적이었으며,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순진한데다가 독특한 강박증까지 있었기 때문에 그의 곡들은 독특한 아류를 형성하여 브루크너 매니어들이 형성되어 있을 정도라고 한다. 아무튼 지난 동안거 내내 말러를 집중적으로 들었기 때문에 그 시대의 브루크너에 대한 관심도 지대하였는데, 고마운 광주시향 덕분으로 말러와 브루크너를 동시에 접할 수 있게 되어 참 행운이 된 올 상반기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연주된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5번을 작곡할 때는 그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아직 세간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며 대단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기 때문에,.. 비엔나에 오게된 것을 몹시도 후회하였던 시기라 한다. 그러나 그 시련의 와중 속에서도 꿋꿋하게 지어낸 곡이 바로 교향곡 제5번이었고... 그렇게 시련을 이겨내고 만들었던 곡이었기 때문에, 지금에 이르러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베토벤의 제5번 운명이 인생에 대한 시련과 도전을 이야기 하듯이... 이번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5번도 힘들고 지친 인생을 이겨내는 의지에 찬 박력감을 여실히 표현해 낸... 대단히 에너지감이 넘치던 교향곡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모짜르트의 교향곡 제29번은 익히 알려진 아름다운 선율로 이루어진 곡인데... 오늘은 논외로 친다. 요즘 들어서는 근대음악에 더 많은 시간을 들여 리스닝을 하기 때문에 주로 그쪽으로만 테마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대단한 요절음유가였던 모자르트 또한 존경해 마지 않는 불후의 대작곡가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렇게 쓰다 보니 오늘 청음했던 두 작곡가 모두 젊은 날에 요절한 분이라는 발견을 하게 된다. 젊은 날의 방황하는 혼을 다시금 추스리고... 불사르며... 인류를 위한 위대한 작곡을 선물로 남기고 간 두 분에게 깊은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그러한 시도가 비록 짧은 생으로 마감하게 된 그 분들에게는 불운이었겠지만, 인류에게는 커다란 축복으로 남아 오늘날의 정신문명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아무튼! 광주시향과 지휘자님! 수고하셨습니다.
브루크너의 제5번 교향곡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어려운 곡이었기 때문에... 커다랗게 '브라보!' 소리를 못 내준 광주시민들을 부디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 대신 Five Times Curtain Call을 받았지 않습니까!
좋은 선곡으로... 좋은 연주를 들려 주셔서... 우리는 대단한 감동을 얻었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을 드립니다.
2010년 7월 4일 일요일
小 鄕 權 大 雄 쓰다
(연주회 실황은 1분짜리 두 편만 인증을 위해 Canon G9으로 촬영하였기 때문에 시향에서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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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문화예술회관 앞 광장의 모습 -
- 로비에는 광주의 상징 무등산이 200호의 대형 그림으로 걸려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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