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향일기 小鄕日記

문득 나선 가을길 - 세심원 / 휴림 편

梅君子 2011. 10. 1. 12:33

 

 

 

 

 

문득 나선 가을길 - 세심원 / 휴림 편

 

 

 

 

 

                                                                       장 소 : 전남 장성군 북일면 금곡영화마을

 

                                                                         일 시 : 2011년 9월 30일 (구월을 보내며...)

 

 

 

 

 

 

이제 오늘로 9월도 마지막이다.

 

10월의 가을이 훨씬 더 선명하고 화려하지만 성하의 계절을 보낸 황금들녘 스케치도 볼만하다.

 

문득 청담 변동해 선생이 한번 다녀가라 했던 그저께 전화에 답례하기 위해서라도 길을 나서고 싶었다.

 

축령산의 가을도 보고 싶었고......

 

세심원의 2011년 마지막 9월도 보고 싶어 떠난 길이었다.

 

 

 

 

- 9월의 마지막날! 무더운 여름을 이겨낸 찬란한 황금들녘을 보아라 -

 

- 세심원은 한가로워 보였다 -

 

- 전국적인 명소 중의 한 곳 - 友情之家 세심원

 

- 장독대에서 일하고 있는 청담 선생이 반가히 맞아 주었다 -

 

- 세심원 실내의 모습 -

 

- 잠사를 개조하면서 대량의 숯덩어리를 바닥에 깔아 완전 웰빙 하우스로 만들어 낸 곳이 바로 세심원이다 -

(휴림도 비슷한 공법을 쓴 걸로 알고 있다)

 

- 휴림의 쥔장인 청담의 비공개 다실 -

 

- 부부의 모습 -

- 두 부부는 함께 원불교를 신봉한다 -

- 단정한 식기들 -

 

-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새로 입주한 세심원 오디오의 청음식에 있었다 - -

 

- 탄노이 스피커와 진공관 방식의 앰프류가 핵심 -

 

- 튜브링크에서 제작한 튜벨리 진공관 파워 앰프 -

 

 

 

세심원 오디오 세트 제원

 

Marantz CD Player

 

Tubeli Pre Amplifier

 

Tubeli Tube Type Power PP Amplifier (Mono Mono Type)

 

Tannoy Coaxial 15" GRF Memory Spe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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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 제원을 보면 알겠지만,

담백하지만 정통파 오디오 세트 구성이다.

Classic Type Set라는 말씀이다.

클래식 감상에서는 Equalizer Amp를 안쓰고,

Pre Amp에서도 Tone Control 回路를 생략해 버린다.

 

전자음에 익숙한 귀에는 다소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이게 정통파 세팅이다.

그리고 욕심이 더 나기 시작하면 하나둘씩 업그레이드를 꿈꾸게 되는데,

그 시점에서 참을 忍자를 새길 일이다.

어쩔 때는 돈으로도 감당이 안되는게 오디오라는 취미의 중독성이기 때문이다.

적당히 담백하게 들을 줄 아는 중용의 귀를 가져야 한다.

 

음률을 가상으로 조합하지 않고 연주 당시 그대로 듣겠다는 취지의 정통파에 한동안 만족하다가......

조금 지나면 오디오의 방황은 슬슬~ 시작이 된다.

연주회장과 같은 소리가 재현이 안되는 튜닝을 했다고 믿기 시작한다.(연주회장의 소리를 재현하는 오디오는 이 세상에 없다!)

그렇게 해서 튜닝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면 음악감상이라는 취미가 오디오 공학이라는 이상한 학문(?)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몇군데 톤 조정을 해 보았다.

청담 선생은 오디오 튜닝도 겸해서 필자를 초청했는데,

이런 류의 세팅에서는 선재를 고급으로 바꾸는 방법이 가장 무난하지만,

그래도 담백하게 기기 튜닝을 해 보았다.

 

선재線材?

스피커선 하나에 수백, 수천만원씩 하는 사치품도 있다면 믿으시겠는가?

스테레오 구성을 하려면 금방 천만원이다.

그게 밑도 끝도 없는 오디오의 세계이다.

 

그렇게 열망하여 스피커선을 바꾸고 나면 끝이 나는가?

다음은... 앰프와 입력 기기와의 연결 선재를 바꾸는 일에 착수 한다.

소위 RCA Cable이라고 부르는 선재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전계의 밀도를 강화하기 위해서 순은이나 순금으로 된 선재가 어디 없는가 기웃거리기 시작한다.

그래서 밑도 끝도 없는 취미가 오디오 세계라고 말하는 것이다.

 

청담 선생도 여기서 더 나아가지는 마시기를...

기둥 뿌리 뽑고... 있는 아파트 전세로 돌리고 오디오 장만하는 사람 여럿 보았다.

 

물론 모두의 개성을 존중해야 하고...

호불호가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언급은 않겠다.

 

 

 

 

 

- 창밖으로 보이는 축령산과 멀리 앉아 있는 불태산 라인이 참으로 싱그럽다 -

 

- 오디오 장식장의 상부에 있는 가장 귀한 다완 -

 

 

 

 

'호조고비끼'라는 보성산 둠벙이 분청 막사발은 일본에서 최고의 국보군을 이루고 있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이유가 이 막사발과 도공을 약탈해 가기 위해서였다.

일본은 유럽과 통상을 트면서 도자기 세계의 참 가치를 알았으니,

조선의 최고 도공들과 도자기들이 일본에는 막상 없다는 것이 임진왜란의 단초가 되었다.

일본왕가와 막부의 수출교역은 대부분 도자기였는데 일본산 열악한 도자기들도 서양인들은 환장을 했기 때문에,

그리고 일본 정권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대부분의 국고가 도자기 수출로 메꿔지고 있었으니,

그들이 조선정벌을 어찌 아니 획책하겠는가.

그런데 조선은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이기는 커녕 서학이다 천주쟁이다 하는 도그마에 빠져 스스로 당쟁의 도탄에만 빠져 있었다.

그런 도자기 전쟁을... 한심한 당파싸움의 조선을... 청담의 도자기 컬렉션을 보면서 생각해 보았다.

 

그런 다완의 세계에 빠지면 오디오의 경지는 이제 아무 것도 아니게 된다.

지금도 조선천하의 고무덤에서 토출된 도자기들이 몰래몰래 현해탄을 건너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일제시대에는 어떠했겠는가.

조선의 무덤은 얼마나 많이 알게 모르게 파헤쳐졌겠는가.

이조 500년 중 분청자기 시대의 막사발,

그 당시 밥그릇이나 허드레 국그릇으로 쓰였던 완벽한 막사발 한 점만 건지면 로또 당첨이 되니 안 그렇겠는가.

 

세상은 참가치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넋이 나간 경지가 한두군데가 아니다.

아프리카에서는 식량이 부족해서 난리가 났는데,

세계 인구 중에서 단 5% 정도가 문명국 생활을 누리고 있으며, 그 문명인 중 단 5%만이 세계의 부를 95% 이상 점유하고 있다 하니 말이다.

그래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부의 권위에 대해서 꼼짝을 못하면서 주눅들고 아부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빈익빈은 더욱더 심화되어 가고 있다.

그래서 임금도 가난은 구제 못한다는 말이 떠돌게 된 것이다.

가진 자들이 자기 것을 지키겠다는 논리요 그 속담은 허구이다.

 

자본주의라는 것이 어찌 보면 가진 자들의 논리로만 살아 가자는 주의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너무 위험한 생각인가?

대다수의 세상 종교는 그래서 가진 자들을 위해 체념의 종교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거기에서 십자군이 생겨 났고...

9.11 테러가 생겼다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이겠는가.

그런가?

 

즉! 자기들 밥그릇 싸움이지, 그 안에 참 종교는 사라지고 없다는 이야기이다.

정신들 차리고 안 살면 혼도... 뭐도 다 빼갈 세상이다.

무서운 세상이다.

 

천리길을 가려는 사람은 백리길을 가려는 사람 열배 정도의 식량을 준비해야 하고,

수천년 윤회의 업장을 해소하기 위해 준비하는 수행자는 백년살이로 끝내는 찰라인생을 살고자 하는 속세 사람보다 더 원대한 마음식량을 준비해야 한다.

 

하루살이가 그래서 백일살이의 뜻을 모른다는 말이다.

말하다 보니, 갈 길을 잃었다.

한도 끝도 없는 사유의 세계도 길게 풀어 쓰면 이내 신선한 맛이 사라져 버리고 의미가 없게 된다.

 

달을 가리켰는데, 듣는 사람이 달은 아니보고 가리키는 손만 보고 있으니, 즉! '모순에 빠져 버렸다'는 말씀이다.

 

......

 

 

 

 

- 청담은 여기에서 사유를 즐기는 듯하다 -

 

- 그의 詩作 노트 -

 

- 위에서 보니... 거북이가 기어가는 형상이다 -

 

 

 

 

 

 

 

찻상에서 나눈 덕담

 

 

어찌 없는 차를 내 오시는가

아무리 차가 그리웠어도

없는 차 구해 오라는 말 아닌데

 

유비는 어머니를 위해

차를 구하러 나갔다가

삼국지를 일으켰다

 

그로 생각하면 걸명소는 당연하다

맑은 차 한 잔 어디 없는가

 

 황새가 너구리집 갔더니

접시에 따른 곡차만 들라하네

 

마음이 메마른 사람은

차 마실 자격이 없음을 아는가

 

찻상에서 나눈 덕담이로다!

어험!

 

 

                   - 小 鄕   權 大 雄

 

 

 

 

 

 

 

- 현관 초입의 예배단 -

 

 

 

 

청담 선생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한없는 동심의 세계로 빠져 들어가는 듯 하다.

 

워낙 입담이 구수하게 감칠 맛도 있거니와......

 

하는 이야기마다 차별화된 신선한 맛을 풍기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세심원에 들린 중요한 목적이 새로 마련한 오디오 세트 튜닝에 있었으므로 필자는 아는만큼 정성을 들여 조정을 해 보았다.

 

청담 선생은 자신 스스로 음악에 문외한이라고 했으나,

 

세심원 음악회를 개최하는 정열로 보아 그 말은 거의 겸양에 가까웠다.

 

특히 韓舞를 감상하다가 벌떡 일어나 함께 어울려 추는 청담의 정열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러한 낭만과 패기가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나 보다.

 

가지고 간 시디로 일상 수준의 음향에 맞게 나름대로 알맞게 튜닝을 해 드렸는데 만족하셨는지 모르겠다.

 

다천 선생을 만나면 줄려고 준비해간 명상 모음도 있었는데, 뵙지를 못했으니... 그냥 청담 선생 드렸다.

 

다음에 주지, 뭐......

 

 

짐작하건대,

 

이조가구 장인에게 주문하여 완성한 오디오 장식장에 기기를 세팅할 때 청담은 최고의 희열을 맛보았으리라 유추해 본다.

 

벽면에 딱 맞게, 그리고 상부의 동양화 그림과 어울리면서 모든 조화의 색감까지도 딱 맞게 세팅해낸 솜씨가 가히 오디오 고수급에 가까웠다.

 

 

그것이 청담의 안목이다.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눈으로 모든 조화를 세팅하는 그의 안목!

 

대단하다!는 말밖에는 칭송구가 생각나지 않는다.

 

 

 

 

 

 

청담 선생은 자기가 하고 싶은 당대의 일은 거의 다 해 보았노라고 자평했다.

 

가장 어려운 경향각지의 인물들과 교류의 장을 마련하였지,

 

한옥을 성주하여 지어 보았지, 가장 전통적인 방법으로 접근하여 팔목주를 재현해 냈지,

 

전통 된장을 만들었지, 전통 식초 또한 만들어 냈으니 賢子가 해야할 일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고 자평했다.

 

자족하는 청담의 마음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세상사 허욕에 눈멀지 않고 일상사에서 행복을 찾는 현명한 마음씨를 가진 청담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세심원과 휴림에 그러한 교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번창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또다시 가을길을 나서기로 한다.

 

 

 

다음은 어디인가.

 

가을길이다.

 

황금들녘과 가을빛 수채화를 준비하는 활엽수림의 분주함을 보기 위해 여행해 볼 일이다.

 

두문불출하다가 오랫만에 길을 나서니... 아무 곳이나 헤매는 마음이 참으로 개운하겠다.

 

 

아!

 

개운하다.

 

살 것 깉은 신선함이다!

 

 

 

 

2011년 10일 2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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