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의 명경헌

바위에 새기는 연륜

梅君子 2011. 12. 17. 09:38

 

 

 

  

< 暝想의 明耕軒 - 89 >

 - Meditate To Muse Of MGH -

 

 

 

바위에 새기는 연륜

 

 

말없이 누만년을 앉아있는 듬직한 바위

그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아무런 비유도 은유도 그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냥 앉아있는 그에게 의미를 주려하는 자애명상 또한 부질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바위 근처를 서성거리는 마음은 해답이 듣고 싶은가 보다

바위와 함께 내밀한 이야기 속삭이고 있는 담쟁이가 부러운 까닭이다

담쟁이는 그녀의 이야기 들으며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 걸까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무심히 들여다 보면 속삭임 들린다

 

글쎄 저이는 어째서 우리 근처를 서성이는 걸까

아무런 동기부여 없어도 우리 속삭임 눈치챈 걸까

우주는 절대로 내밀한 이야기 들키지 말라 엄명하셨는데

저이가 눈치챘다면 큰일 났는데, 어이할거나

그래도 그렇지 광물과 식물이 동거하는 이치 알면 난리 날텐데

그냥 아무 일 없었던 듯 태연자약 눈치만 살펴 보자꾸나

 

아서라 너희들 이야기, 진즉 내 몰랐던 일 아니란다

삼천만 년 전에 씌어진 자연의 이야기를 어찌 내 모르겠느냐

그래도 짐짓 모른체 하며 너희들 속삭임 듣고 있던 것이니,

그런데도 너희가 내마음을 읽어 낸다면 이 또한 하늘이 허락치 않았던 일이겠지

우주의 질서 속에 묵계처럼 따르는 것이 틀린 본성과의 대화금지인데

내가 이를 모르지 않으며, 너희 또한 모를 리 없지 않느냐 말이다

그러니 짐짓 아는 체 안하는게 서로에게 좋은 거 아니겠니

어째서 대화를 끊는 우행으로 우주의 섭리 폭로하려는 거니

그냥 편한 일상의 일처럼 그렇게 짐짓 서로 못들은 체 하며 사는 거란다

 

서성거리며 혼자서 마음 속에 맺고 있는 결어들을 새들이 눈치채고 지저귄다

너희들 모두의 마음자리 내가 들여다 보고 있으려니

바위나 담쟁이나 속없는 너나 모두 한 자릿수의 진리 밖에 모르는구나

너희들은 땅에 붙어서 옴쭉을 못하지만, 하늘을 나는 우리들은 이미 보았단다

보이지 않는 하늘이야기 짐짓 아는 척들 까불지만

그렇지 않은 거란다, 내밀한 이야기 얼마든지 해도 좋은 거란다

없었던 일처럼 서로 사랑하고 감싸 안으면 될 일이라고 이미 흰구름이 허락했단다

흰구름은 달님에게서 허락 받았고, 달님은 해님에게서 허락 받았으니

바위여 듬직하라, 담쟁이여 만발하라!

그리고 그대의 마음자리여 항상 본성 잃지말고 영원하거라!라고,

 

이르시며 푸드득 날아 오른다

 

 

- 小 鄕   權 大 雄 ( infol@dau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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