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꿈이 현실이 되던 봄날 - 장암산 야영
[ Mountain Essay ]
이카루스의 꿈이 현실이 되던 봄날 - 장암산 야영
일 시 : 2014년 3월 7일 ~ 8일
장 소 : 전남 영광군 묘량면 삼효리 장암산 일원
- 이월 초여드레의 상현달과 코발트빛 하늘이 너무나 눈부셨다 -
영광에 계시는 현식님의 초청으로 장암산에서 하루를 야영으로 보내고 돌아 왔다. 현식님은 행글라이딩도 겸해서 취미활동을 하시는 분인데, 그분의 섬세한 배려 속에서 이번에 글라이더들이 많이 오시는 기회를 접해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 그분들의 세세한 시간표를 모두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매우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평소에 하늘을 날으는 이카루스의 꿈을 실현해 보고자 했던 그 열망은 기실 모두에게 공통된 희망사항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생생한 현장을 직접 바라보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오늘 드디어 그 꿈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아울러 장암산은 함평천지를 끼고 있는 탓이어서 그런지 매우 빼어난 조망을 자랑하고 있었다.
태청산 뒷편으로 펼쳐지는 방장산 라인이나, 고창 선운산 라인이 아주 선명했다. 그리고 불태산 라인과 무등산 라인이 실루엣으로 펼쳐지면서 또한 장관을 이루어 주었다. 아쉬운 점은 봄날의 아지랭이와 운무로 인해 서해바다가 트여보이지 않았고, 나주 금성산이나 월출산 라인도 흐리게 뿌여 보였던 점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가까이서 살펴보던 불갑산 라인의 산그리매가 지난 가을의 야영을 생각키우게 해주어 꼿무릇의 향수에 젖어 들게 했다. 아무튼 아름다운 초봄의 서주가 요즈음 시작된 것이다.
이런 날은 산정에 올라가 소피 무터의 바이올린 연주를 초대해, 베토벤의 스프링 소나타를 들으면 아주 제격이다. 아울러 크로이체르 소나타까지 함께 들으면서 톨스토이를 읽으면 더욱 금상첨화겠다.
그래 오늘은 이렇게 길을 떠나온 것이다.
그래도 첫번째 이유를 치자면, 너른 하늘이 단색의 코발트빛으로 너무나 반짝이면서 여행길을 심하게 유혹했다는 사실을 들 수 있겠다.
- 알려지지 않은 장암산은 행글라이딩의 명소다 -
- 산죽 늘어진 곳도 지나고 -
- 사동삼거리에 이르니 편백숲이 장관으로 펼쳐졌다 -
- 이곳 편백숲에 들어 여름날을 한번 힐링하고 싶다 -
- 장암산은 철쭉공원이 유명하단다 -
- 오는 길을 잘 모르는 분들이 많아 장암산 지도와 날씨 소개를 공지한다
- 노란화살표가 임도행선지 방향 표시 -
- 정상 아래 샘물도 있고 정자도 여러군데 있다 -
-소골재삼거리에서 계속 직진후, 임도 삼거리에서 또 직진해서 차를 몰고 정상 임도로 간다-
- 활공장 비박지라 써진 곳에 정자와 비박지가 있다 -
<위,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큰 지도로 볼 수 있습니다>
- 날씨는 맑겠고 최저 영하4도이며,
풍속이 내일 오후 3시부터 많이 세다가(최고 6m/s) 오후 9시 넘으면 담날 아침까지는 아주(0m/s) 잠잠해질 듯 -
- 이곳이 활공장이다 -
- 뒤늦게 도착하신 현식님, 소야님, 다도님(좌로부터) -
- 새잎이 초봄을 알려주었다 -
- 정상을 비켜간 곳의 샘터삼거리를 올라 본다 -
- 비행운은 남녘에 꽃소식을 얻으러 달려 가시는 듯 -
- 함평천지가 조망되는 곳 -
- 무등산과 광주광역시도 희미하게 나타나고 -
- 들판의 보리밭도 푸룻푸릇하다 -
- 이 표지기들은 새로운 공해가 아닐까 싶다 -
(선발대가 설치하여 길안내를 도모한다면, 마지막 후발주자가 반드시 회수해 가는 방식은 어떨까)
- 샘물이 흐르는 참숫가마터 -
- 멀리(능선길 4Km) 보이는 태청산 -
- 장암산 정상에 올랐다 -
- 정상의 명소 너럭바위 -
- 옆 산정으로 보이는 안테나 타워와 정자 -
- 너럭바위 옆으로 이층누각인 장암정이 보인다 -
- 이층누각에서 바라본 산하! -
장암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천하는 매우 화통해 보였다. 마치 봄의 아지랭이 군대가 삼천군마를 거닐고서 동장군을 몰아 세우는 듯, 그렇게 동장군은 서둘러 후퇴해 가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아울러 철쭉밭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으면서 무등산권의 안양산 철쭉밭과는 또다른 대비를 보인다. 그래 철쭉꽃 필 때에 기어이 한번 더 오리라 다짐해 본다. 아니, 여름철에는 편백나무 숲에도 깃들어 야영을 해보면 더욱 좋겠다 싶다. 이곳 편백림은 장성 축령산 편백림 보다 비록 수령은 더 낮아 보였지만 그래도 훌륭한 조림성공지로써 앞으로 각광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정상 곁에 있는 이층누각 장암정에 올라가 천하를 관망해 보는 마음도 무척이나 여유롭게 다가온다. 비록 아직까지는 서해에서 불어 오는 바닷바람이 추워보이기는 했다. 그래도 이제는 봄의 초입에 와 있음을 결코 부인하지 못하는 마음 속에서 따스한 봄의 향훈이 느껴 온다.
봄아, 안녕!
어서 오려무나.
반갑구나......
- 동남쪽 산군 -
- 오늘 우리가 쉬어갈 활공장 정자 -
- 여객기들은 어김없이 광주비행장 상공을 통과한다 (비상착륙을 대비하는 듯) -
- 정상에서 내려와 헤스티아 텐트를 설치한다(오늘은 바람이 많이 분다해서 헤스티아를 가져 왔다) -
- 따뜻한 잠자리를 위해 보온팩을 하나 넣어 둔다 -
- 남은 시간은 여유로운 마음을 위해서 독서로 일관하리라 -
- 그렇게 날은 어두워 가고 밥먹자는 외침이 들린다 -
- 그래도 석양을 보러가니, 마치 오로라가 피어오르는 듯한 장관을 무지개 날개로 펼쳐보이시어 너무도 행복했다 -
- 너무나 춥고 손이 시려워서 한밤 중 헬리포트에 올라가 야경을 담는데에는 실패했다 -
- 오늘의 야영을 함께해 주신 분들 (좌로부터 다도님, 소야님, 현식님, 죄횐전님) -
- 그렇게 또 새로운 날이 밝았다 -
- 많이 추웠던 듯, 텐트에 서리가 하얗게 내렸다 -
- 새벽빛이 카메라 담기에는 제일 좋은 비결이다 -
- 정상 아래로 여명이 터 오른다 -
- 헬리포트에도 새날이 밝아 온다 -
- 고창방향 풍경 -
- 약한 운무가 더욱 신비로움을 발한다 -
- 드디어 해님이 떠 오르신다 -
- 어서 오시우 -
- 굿모닝 에브리바디! -
- 소야님의 작품 -
- 비접이 들어갔다고 떼어내 달라며 입에 젓가락을 물고 엄살을 부리는 죄회전님의 표정이 매우 익살스럽다 -
- 백칸츄리표 불장난 -
- 오늘은 사람이 더 오기로 했다며, 활공정 옆으로 텐트를 이동했다 -
- 점심을 준비중인 소야님 -
- 오피넬 나이프 -
- 힐레베르그 솔로도 설치하였다 (침낭은 1300g의 트라우마였는데 생각보다 빵빵했다) -
- 다양한 메뉴의 점심이 준비되었다 -
- 압력밥솥도 지글거리고 -
- 두부콩나물찜도 새롭게 선을 보이고 -
- 애호박전도 깻잎향이 상큼했다 -
- 점심 후에는 활공의 진수를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
- 글라이더들의 비행장비들......
- 고도계와 무전기 등등의 필수장비 -
- 저 로프 하나가 100Kg의 하중을 견딘다고 하니 경이롭다 -
- 풀세팅중인 글라이더 -
- 이카루스의 후예들, 하늘을 날다!
- 두번째 글라이더 -
- 가뿐하게 날아 올랐다 -
- 이카루스가 아닌 진짜 새가 되었다 -
- 영광 불갑산이 실루엣으로 떠있다 -
- 현식님이 글라이더에게 바람 방향에 대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
- 장암산 정상 위를 날으는 글라이더 -
- 드디어 소야님이 맹단을 내렸다 -
- 엿차! -
- 아싸! -
- 드디어 소야님! 차례
- 둘이 나는 날개는 더 크다고 한다 -
- 날개를 펼쳐주는 글라이더들 -
- 바람이 불어오자 날개를 하늘로 올리고 -
- 전력질주로 달리면...... 하늘을 나르는 기쁨!이 선물로 기다리고 있다 -
- 야후!!! -
- 인간세상! 깨알만하게 보이니 참 부질 없구나!
- 글쎄 말이우, 그래도 살아야지 어쩌겠우? -
오랫동안 동경해 왔던 그들의 활동 면면을 오늘 자세히 살펴보고 나서 내린 결론은...... 이 나이에 산 정상에서 야영하는 취미 하나로도 벅차니, 그로 자족하는게 좋겠다는 느낌이었다. 글쎄 최고령으로 75세 되신 분도 하늘을 날으신다는데...... 못할 게 뭬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애써 그 마음을 잠재우기로 한다. 젊은 혈기도 아닌데 너무 다양하게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도 지나치지 않을까 하는 겸양지덕이 작용을 한 까닭이다.
아시는가? 지족지부知足知富라고, 스스로 족한 것을 알고 현재現在에 만족滿足하는 사람! 그가 진정한 부자富者라고 하였으니 이를 천명天命으로 여기겠다.
그렇지만......
그래도 서운하다......
날고 싶다!
- 오전에 우리의 호프! 현식님이 시범비행하던 모습 (아쉽게도 산책중이었던지라 상세한 비행을 사진으로 못 담았다) -
- 오늘 새로움을 비쳐 주시느라 고생하셨우, 현식님! -
- 헤스티아님! 이제 집에 갑시다...... -
- 귀로에 오르는 임도에서 바라본 태양 -
- 다시 편백숲을 거쳐 -
- 삼효리 방향으로 내려 오면서 바라본 장암산 활공장(안테나 있는 편이 정상) -
장암산 (場岩山)
위치: 전남 영광군 묘량면, 장성군 삼서면
봉우리: 너럭바위
높이 482m이다. 정상 일대가 평평하고 산세가 마치 물위를 떠가는 조각배처럼 생겨 주변의 다른 산들과 뚜렷하게 구별된다. 등산은 보통 석전마을에서 시작하여 전주이씨 묘역, 삼거리, 측백나무숲, 헬기장, 안부 순으로 지나 정상 너럭바위에 오른 뒤 석천 버스종점으로 내려온다. 산행 시간은 3~4시간 정도 걸린다.
정상 일대가 넓고 전망이 좋아 등산객뿐 아니라 행글라이더들이 많이 찾는다. 북쪽으로 고창군의 곡창지대가 시원하게 펼쳐지며 대마면 오른쪽으로 태청산과 월랑산, 남쪽으로 불갑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네이버 지식백과] 장암산 [場岩山] (두산백과, 두산백과)
- 연무에 희뿌연 석양 -
- 이곳이 삼효리 방향의 활공장 임도 입구다 -
- 오늘 하루도 지켜 주셔서 고마웠우 -
- 장암산도 잘 계시우 -
- 날고 싶다! 날고 싶다! 이들처럼...... -
정오의 사이렌이 울려 퍼질 때 현란한 거리의 풍경을 보면서,
'날개야, 솟아라.
날자!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라고 외치던
소설가이자 시인이었던 이상의 단편소설 <날개>가 생각 났다.
그런데 이상은 왜 그렇게 세상을 시니컬하게 바라 보기로 했을까?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인데...... 말이다.
왜 그는 부정을 위한 부정을 인생에 대입하면서, 한 평생의 세상을 마이너 무드로만 살고 싶어 했을까?
너무 앞섰던 몽상주의자, 이상!
그래도 너무나 위대하게 한국문학의 금자탑을 이루어주신 금세기의 천재, 이상 선생!
그 분의 전집 4권을 어렵게 구해서 애지중지하던 고등학교 시절이 매우 그립다.
- 날개야 이제는 솟지 말자꾸나 -
필자의 날고 싶은 꿈은 다행히 우리 회원 중의 일등 쉐프 소야님이 대신해서 이루어 주었다. 현식님의 배려로 정읍과 고창에서 오신 다섯분의 글라이더 중에서 한 분이 혼쾌히 첫 비행을 동참 지도해 주었던 까닭이다. 우리들은 매우 흥분된 마음으로 소야님의 머리 얹는 날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보고 있는 우리도 심장이 벌떡발떡했는데 소야님의 심정은 어땠을까? 삼십여분의 비행을 마치고 돌아온 소야님은 안색이 벌겋게 상기 되어서 그 감동을 억누르지 못하는 듯 싶었다. 십여년 전부터 꿈꿔 왔던 일이라고 하니까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리라......
그렇게도 용맹스런 행글라이딩을 두 눈으로 직접 느꼈던 날의 경험은 매우 독특하게 기억될 것이다. 그래서 더욱더 멋진 야영을 장암산에서 보낸 것 같다. 멋지지만 금생의 한계가 있는 필자의 나이로는 결코 무리라는 결론도 내렸으니, 그도 유익하다 싶다. 외도는 이제 그만하는 게 좋으리라. 자연에 깃들고 산에 깃드는 이 야영생활은 그러나 놓지 않으리라. 나의 사유를 살찌우고 풍족하게 해주던 이 멋진 야영생활은 결코 아니 놓으리라.
어때요?
한번 날아 보실려우?
- 2014년 3월 9일 완성하다 -
小鄕 權大雄 쓰다
이카루스 [Icarus]
그리스 신화 중 어리석음과 과욕을 상징하는 인물로 태양을 향해 높이 솟아올랐다가 너무 높이 날아올라 날개에 쓰인 초가 녹아 바다로 추락한 인물이다.
이카루스(Icarus)는 미노스(Minos)왕의 명공 다이달로스(Daedalus)의 아들이다.
디아달로스는 한때 미노스왕의 총애를 받았으나 후에 크레타의 왕비 파시파이의 부정을 도와주었다는 이유로 왕에게 미움을 사서 아들과 함께 탑 속에 갇히게 되었다. 감옥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바다를 건너야 하는데 왕이 모든 배를 통제했기 때문에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자 다이달로스는 성 위에 떨어지는 새들의 깃털을 모으기 시작했다. 깃털이 어느 정도 모였을 때 아들과 함께 날개를 만들었다. 이윽고 날개가 완성되자 아들과 함께 감옥을 탈출하였다.
하지만 아들 이카루스는 아버지의 충고를 무시하고 너무 높게 나는 바람에 뜨거운 햇볕에 날개를 붙인 풀이 녹아버려 바다로 추락해 죽고 말았다. 지금도 이카루스가 떨어진 그 바다를 이카리아해라고 부르며 이카루스의 날개는 욕심많은 인간의 추락을 상징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이카루스 [Icarus]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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註 : 돋움체-필자 글(녹색), 궁서체-인용 글(검은 회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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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rt To Heart / Ernesto Cortaz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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