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경순례기

무등산을 덮은 단이와 풍이

梅君子 2014. 10. 27. 14:13

 

[ Mountain Essay ]


무등산을 덮은 단이와 풍이

 

 

 

일 시 : 2014년 10월 25일(토)

 

 

 

 

 

오늘은 광주시가 군부대와 협의하여 일 년에 몇차례 준비해둔 무등산 천왕봉 개방의 날이다. 모처럼 마음 먹고 무등산 정상을 밟으려고 하였으나, 워낙 거북이 산행인지라 10시 넘어서야 장불재에 도착하게 되었으니 그만 포기하기로 마음을 굳힌다. 전에 하던 무등산정상개방행사 후기를 보았는데 서석대쯤 올라가면 그때부터 인파가 줄을 서기 시작해 한바퀴 도는데 서너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글을 본 적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토를 더 달자면 완전한 정상 개방, 그러니까 천왕봉 개방은 거기에 자리잡은 군사시설 때문에 정상 접근이 불가하고 그 입구에서 군부대 건물을 우회하여 인왕봉쪽으로 내려오는 행사라고 하니 크게 의미를 둘 수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무등산 정상 밑 군부대는 중학교때에 벌써 가본 경험이 있다. 광주인들이 치르는 새해 첫날의 해맞이 행사 주요 코스가 무등산 입석대인지라 친구들과 함께 입석대에 올랐다가, 군사시설 불법 출입자가 되어 끌려간 적이 있었다. 그리고 정상 밑에 위치한 군용 베렉스에 들어가서 군 장교의 훈계를 듣고 내려왔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정상이 아니면 새로울 것도 없었던 것이다. 다음에는 새벽에 출발하여 서석대 앞에 9시 이전에 도착할 수만 있다면 한 30분 걸려 정상을 일주할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해 본다. 광주인이기 때문에 꼭 한번은 정상에 오르고 싶지마는 그것이 실현 되든 말든 그것은 개의치 않기로 했다. 이미 수백군데의 정상을 두루 밟아 보았는데 거기에 무슨 더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던가 말이다.

 

그래도 무등의 정상은 장엄하다!

신비롭다!

절로 절로 외경심이 들게 한다!

그래 못 오르게 하니 서운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수만리 중지마을에서 단기 코스로 오르기로 했다

 

    한시간여의 빡센 산행을 하면 장불재에 이를 수 있다

 

    시야가 크게 트이고

 

    드디어 백마능선의 상징인 억새밭을 만났다

 

    정상이 멀리로 보인다

 

    맨끝 중앙이 바로 월출산 천황봉이다

 

    아름다운 호남의 산하가 즐비하게 펼쳐진다

 

    장불재 초입에서 기념사진을 담는다

 

    광주의 아파트군이 눈에 들어 오고

 

    중봉의 완만한 능선과 사랑로도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천왕봉을 포기하고, 요즘 사랑로라 불리우는 매우 로맨틱한 길을 따라 중봉으로 향한다

 

    천왕봉을 바라보며 중식을 들었다

 

    오른쪽 바위군이 주상절리대로 유명한 서석대이다

 

    문득 코발트빛 하늘에 구름이 생겼다

 

    가을하늘을 비행기가 반짝이며 지나 가는 그림을 보며 중식 후 휴식을 취한다

 

    중봉 정상석(950m)에 도착하니, 증명사진 찍을려고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중봉에서 동화사편을 바라보고

 

    광주시를 배경으로 심광대 편

 

    저 아래가 심광대다

 

    그 아래로 제2수원지가 보인다

 

    빛이 너무 눈부신 찬란한 가을날이다

 

    중머리재로 내려 왔다

 

    너와나의 목장 길로 가다가 용추폭포 상류에서 탁족의 시간을 갖는다

 

    무심코 양말을 다시 신고 보니 이렇다(산행시 항상 양말을 두 개씩 포개서 신는데, 개의치 않고 그대로 내려 오기로 했다. ㅎ)

 

    치매라며 놀려 대시던 모나리자님!

 

    중지마을-장불재-서석대삼거리-사랑로-중봉-심광대-중머리재-용추폭포-중지마을로 원점회귀 산행이었다

    심광대에서 한 컷 담은 우리 부부

 

 

 

 

가을 하늘이 코발트빛으로 너무나 선명했던 그런 인상적인 날이엇다. 고흐의 그림이 생각나는 강령한 태양빛의 그런 날! 말이다. 그야말로 천고마비라는 말이 실감나는 전형적인 가을날, 우리는 무등산 산행이라는 추억을 또 하나 만들어 냈다. 이 길을 얼마나 더 다닐 수 있을지 Who Knows?이지만 그런들 어떠랴. 가고 싶으면 가고...... 자고 싶으면 자는 그런 여여如如한 삶을 앞으로도 살아 보리라 다짐해 본다. 오라고 해서 오고, 가라고 해서 가던 그런 길을 살아 왔었다면, 이제는 가고 싶을 때 가고 오고 싶을 때 오는 주체적인 나를 만들어 내겠다는 서원을 세워보겠다는 말이다. 그렇게 살아야만 할 나이에 이르렀지 않는가 싶다. 누가 뭐래도 내가 가고자 하면 가는 거다......

 

객체의 자유가 아닌 주체의 자유를 선택하겠다!는 말이다.

쉬운 말 아니던가?

 

 

 

 

 

- 2014년 10월 27일 완성하다 -

 

 

 

 

德  山    權  大  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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