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향일기 小鄕日記

불일불교대학 1기 좌담회-스님들에게 직접 배우는 불교, 재밌어요!

梅君子 2015. 3. 10. 20:25

 

 

스님들에게 직접 배우는 불교,

재밌어요! 

 


- 불일불교대학 1기 좌담회

•일시 : 2015년 2월 6일 •장소 : 송광사 종무소 지대방 •사회 : 월간 「송광사」 편집장 중현
•좌담 : 혜광(김연호, 1반 반장), 수연행(양경행, 2반 반장), 관음월(3반 반장), 덕산 (권대웅, 회장)


조계총림 송광사 불일불교대학이 오는 3월 27일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80여 명의 학인들이
지난 1년 동안 조계총림 대중스님들을 스승으로 모시고 깨달음을 향한 정진을 했다. 졸업에 앞서
불일불교대학 1기 학생회 회장단과 지난 1년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다. - 편집자 주


Q. 1년 가까이 도반들과 함께 공부를 했는데, 그 동안의 생활이나 추억부터 먼저 이야기 해볼까요?​


덕산 - 저는 도반들이 불심이 깊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가령, 아무도 하지 않는데 관음전 마루 걸레질 하시는 분들도 있고, 약사전에서 봉사하신 분들도 있으시고, 특히 후원에서 도반님들이 말 없이 봉사를 많이 하셨어요.

관음월 - 청량각에서부터 진입로 벤치를 항상 닦으시는 보살님도 계셔요. 저는 소임인 줄 알고 “보살님, 저희 차례는 언젠가요?”라고 여쭤볼 정도로 한번도 빠지지 않고 하십니다. 당신이 직접 검은 봉지를 챙겨와서 그 봉지에 쓰레기를 넣어서 다시 가져가신다고 하시더라구요. 송광사에서만 볼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 개인의 원력으로 꾸준히 하는건 쉽지 않으니까요.

중현스님 - 개별적으로 봉사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는 것은 하고자 하는 의지는 있지만 같이 모여서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앞장서서 만드는 게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앞으로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Q. 불교대학이 개선할 점은 무엇인가요?


수연행 - 수업 끝나고 스님 모시고 차 한 잔 하면서 말씀 나누면 정감 있고 좋잖아요. 이런 자리가 자주 있으면 좋겠어요.


중현스님 - 그런 것을 절집에서는 소참법문이라고 합니다. 제도적으로 마련하기보다는 그날 분위기를 봐서 스님께 청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혜광 - ​사시예불을 참석하면 순서가 서툴러서 계속 눈치보고 옆 사람을 따라하는데 불편하더라구요. 그래서 처음에 왔을 때 일정시간을 할애해서 예불하는 법을 익히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예불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불편하고 망설여져서 참석을 안하게 되더라구요. 하나 더 바란다면, 우리가 그래도 1기인데 2기들이 들어오면 자질구레하지만 필요한 일들을 1기들이 먼저 시범도 보이는 건 어떨까요. 우리가 뭐 해줄게 없으니까 이런 것이라도 만들어서 해주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끼리 특별교육을 받아서 말이죠.

관음월 - 말씀대로 작은 것까지는 스님들께서 일일이 가르쳐주실 수 없잖아요. 그런 것은 우리 재가불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불교대학생들 중에서도 의식을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여기가 예불 템포가 늦어서 자주 안 오시는 분들은 따라하기가 힘들어요. 특히 예불에서 ‘지심귀명례’ 할 때 남들은 고개 들었는데 나는 옆에서 눈치 보면서 일어난 적이 많아요. 그래서 미리 숙지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해요.


수연행 - 개별적으로 봉사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는 것은 하고자 하는 의지는 있지만 같이 모여서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앞장서서 만드는 게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앞으로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혜광 - 학교 다닐 때 생각해보면 학생들이 친해지는 이유가 점심시간에 밥도 같이 먹고 쉬는 시간에 싸움도 하고, 그렇게 같이 있는 시간이 많이 있기 때문이더라구요. 그래서 우리도 수업하는 날에 일찍 와서 사시예불도 참석하고 점심공양 하고나서 잡담도 하고 어울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까 서로의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관음월 - 그래서 일대일로 밖에 안 되는 거예요. 다 나오실 분들인데 전체공지를 올리면 댓글이 안 달려요. 누가 한 명 달면 그 사람과 친한 사람만 다는거예요. 전체적인 소통이 안 되고 아는 사람 몇 명만 모여서 끼리끼리 어울리는 듯한 분위기가 드는 거예요.


중현스님 - 불교대학을 기획할 당시에는 불교대학에 다닐 정도면 불자니까 당연히 사시예불 참석하고 공양하고 그 사이에 잠깐 쉬었다가 수업을 하면 되니까 1시쯤 시작하면 되겠구나. 했는데 실제로는 그게 잘 되지 않는군요.


관음월 - 교무스님께서 출석체크를 하려고 하면 자리가 비어 있어요. ‘오늘은 적게 오려나’ 하면서 걱정을 하시는데, 수업 시작할 때 쯤 되면 들어오고, 수업 중간에 들어오면서 자리가 꽉 차는 거에요. 결석은 거의 없어요.


수연행 - 저는 일이 있어서 시간에 쫓기다보니까 1시에 하는 것이 제게는 맞는 것 같기도 해요.


혜광 - 수연행 보살님 같은 경우는 금요일 오전에 서예를 하고 10시 반에 끝나면 부랴부랴 차를 몰고 오는 거예요. 그러니까 불교대학 오는 날에는 아예 다른 곳을 못 가게 하루를 비워놓는 건 어떨까 싶어요.


관음월 - 다송원 가서 차도 마시고 여름에는 해가 기니까 암자에 가기도 하고 스님도 뵙고 하면 좋은데, 다들 수업 끝나면 가기 바쁘니까 멀리 사는 제가 제일 한가하더라구요.


수연행 - 불교대학생들이 많이 있는 순천 같은 경우는 버스비를 내더라도 버스를 운행하면 좋겠습니다. 버스가 있으면 불교대학에 다닐 사람들도 많이 있어요.

 

 

 


Q. 생활하시면서 생각하신 것들이 자연스럽게 나오는데 조금 더 발전시켜서 실제로 불교대학을 다니시면서 송광사 불일불교대학만의 장점, 자랑거리로 어떤 것이 있을까요.


관음월 - 현묵스님, 현봉스님, 고경스님 같은 분들이 19년이 지난 지금도 건강하게 계셔서 저희들을 지도해주시니 송광사를 좋아하는 분들은 가장 큰 행복이죠.


중현스님 - 송광사는 스님들이 크게 변한 것도 없고 수련법회 프로그램도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습니다.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마는 워낙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다 보니 오히려 변하지 않는 것이 요새는 큰 장점이 되었습니다. 송광사가 그런 점에서는 새로운 경쟁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혜광 - 제가 부산 쪽을 종종 가는데 상당히 불교색이 강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송광사 불교대학을 다닌다고 말하면 토달지 않고 바로 인정해줍니다. 기본적으로 먹고 들어 가는게 있어서 좋습니다.


수연행 - 송광사 불교대학에 다닌다고 하면 다들 아무 소리도 하지 않습니다. 스님들도.


관음월 - 제가 일산에 살아서 근처에 있는 절에 다니는데 정혜사 다니시는 분들이 저와 오래 인연이 있습니다. 제가 불교대학에 다닌다고 하니까, 그 분들이 가끔씩 제가 사는 곳에 와서 커피숍에서 만납니다. 강의 중에 송광사 스님들 이야기가 나오면 스님들께 일일이 여쭤보기 힘드니 제게 물어보는 거지요. 이게 다 제가 불교대학을 다닌 덕이지요. 이분들은 이번 여름수련법회가 열리면 꼭 참가하겠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절 근처 지역에 있는 사람들만 신도였다면 이제는 굳이 절에 오질 않아도 신도인 거에요. 요새는 외국에서도 오지요.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송광사에서 맺었던 인연이 자랑거리인 거에요. 글을 읽어보면 송광사 이야기, 송광사 스님 이야기는 꼭 들어가더라고요.


수연행 - 불일학당을 졸업하면서 마지막 템플스테이 참가할 때 송광사 새벽예불을 처음으로 참석했는데 스님들 다 나오셔서 하나도 안 틀리고 맞춰서 예불을 하시는게 놀랍고 저도 모르게 불심이 우러나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누구나 와서 새벽예불에 참석해보라고 권유하고 싶어요.



Q. 앞으로 졸업을 하고 졸업생으로서 어떻게 활동하겠다. 나에게 이러한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덕산 - 이번에 저희들이 80명 중에서 33명이 포교사 고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법을 회향 하는 게 가장 큰 공덕이라고 말씀하시잖아요. 모두들 전원합격해서 송광사가 승보종찰이라는 명예를 드높이도록 하겠습니다.


Q. 끝으로 불일 불교대학을 주변에 권한다면 어떻게 소개하고 싶습니까?


덕산 - 제가 보기에는 송광사 불일 불교대학은 누구에게나 자신 있게 권할 수 있습니다. 전국 최고의 강사진이 있으니까. 저 같은 경우는 신심이나 생활이 남들이 봤을 때 변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집사람이 봤을 때 은연중에 제가 화를 많이 내는 데요. 그런 것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은연중에 집에도, 주변 친지들에게도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관음월 - 송광사 하면 자긍심이 절로 생기기 때문에 송광사 불교대학을 주저 없이 선택하지 않나 생각해요. 복권되길 빌지 말고 복권을 사라고 하잖아요. 안사면 안 되는 것처럼 저는 우선 클릭하고, 가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송광사 불교대학은 믿고 선택해도 됩니다. 자신 있게 권유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중현스님 - 스님들이 사실은 한가합니다. 여러분들이 노크만 하면 언제나 문을 열어줍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들을 많이 가지시고 졸업생으로써 후배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역할들을 많이 찾아가길 바랍니다. 송광사 불일불교대학 학생이라는 자부심이 후배들에게도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