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문집

무등산의 유래와 등반용지도

梅君子 2006. 5. 23. 21:58

 


♣ 무등산  

무등산 높고 낮음에 등급을 매길 수 없다는 산. 그 품안에서는 누구나 평등하다는 가을이면 무등산에는 억새가 한창이다.

나직나직한 산들이 멀리 물러난 호남평야. 올핸 비가 많고 일조량이 부족해선지 아직도 추수를 끝내지 않은 들판은 온통 황금빛이다. 가리마처럼 들판을 가로지른 고속도로를 타고 장성 고개를 넘으면 광주땅. 고갯마루를 넘어서면 광주시를 안고 있는 무등산이 또렷하게 눈에 들어온다. 광주시내 어느 곳에서나 고개를 들면 눈맞춤을 할 수 있는 산이지만 동서남북 어디서 보나 산세가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하다. 무등산이란 그 이름처럼.

 



무등산은 광주와 담양, 화순을 끼고 있는 호남의 진산. 안내책자에 따르면 무등산 오르는 길은 10여 가지. 가장 많이 찾는 길이 무등산장길과 증심사길이다. 산장길을 탔다. 산수동에서 산마루를 하나 넘고 4수원지를 지나 산으로 오르는 길은 가파르지 않은 드라이브 코스. 구불구불한 산허리를 이리저리 꿰고 돌아가다보면 산행 들머리인 원효사다. 원효사는 이름대로 원효가 창건한 사찰. 물맛이 좋아 약수를 얻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선단다. 약수터에 정자각을 짓고, 표주박이 20여개나 놓여있는 것을 보면 유명세를 짐작할 수 있다.
약수를 담고 1시간쯤 오르면 중봉(915m). 완만한 능선에 억새가 지천이다. 중봉에는 원래 군부대가 주둔했다. 1999년 부대가 이전하면서 처음 개방됐다. 그후 다시 흙을 깔고 복원사업을 시작했는 데 막사를 뜯어낸 완만한 능선과 연병장에는 억새가 가장 먼저 뿌리를 내렸다. 억새밭 가운데로는 산책로가 뚫려있다. 목책으로 둘러싼 300m의 산책로는 걷기 좋은 코스. 억새밭 너머로 야트막한 호남의 산줄기들이 어깨를 겯고 무등산을 에워싸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식한 지 얼마 안된 키작은 침엽수림 틈새까지 억새가 자라 대조를 이룬다. 억새밭 가장자리에는 꽃잎이 떨어져가는 산구절초가 보이고, 아직까지 붕붕거리며 꿀을 찾는 벌도 남아있다.

 



원래는 무등산 입석대 바로 아래있는 장불재(900m)가 억새 명소로 꼽힌다. 중봉에서 장불재까지는 10분 거리. 말 갈기처럼 억새가 펼쳐져있어 백마능선으로도 불린다. 장불재에서 바라본 억새밭은 곱다. 바위 기둥을 병풍처럼 두른 입석대(1,017m)가 맨 위에 서있고, 그 아래로 철쭉을 비롯한 키작은 관목숲이 꽃잎처럼 입석대를 에워싸고 있다. 다시 그 밑에 억새밭이 펼쳐진다. 입석대 옆으로 떠오르는 일출에 비낀 억새밭은 붉은 주홍빛으로 환상적이다.
무등산 억새는 곱긴 하지만 억새밭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다. 모두 합치면 수만평이 된다지만 정선 민둥산이나 장흥 천관산처럼 광활한 억새밭은 아니다. 억새 능선 위에 8각형 6각형으로 서있는 입석대는 무너진 신전처럼 보인다. 모난 바위들이 우뚝 서서 하늘을 받치고 있는 형상이다. 입석대를 지나면 서석대(1,100m). 역시 바위 지대로 광주시내와 호남들판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해마다 정월이면 해맞이를 위해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무등산은 눈으로 보는 산이 아니어라. 정상 바윗돌이 멋있다해도 어디 금강산에 비하겄소. 그래도 자꾸 마음이 가는 산이여. 그래서 광주의 모산(母山)이라고 하는 것이제”

장불재에서 만난 등산객의 말처럼 무등산에 대한 호남인들의 애착은 무척 강하다. 무등산 정상 일대가 시민들에게 개방된 것은 불과 10여년전. 호남의 들판과 능선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요충지이다보니 군인들이 상주했다. 무등산을 시민에게 돌려달라는 끊임없는 요구로 81년에야 장불재 통행이 허가됐다. 90년 입석대와 서석대가 개방됐고, 중봉은 가장 나중인 99년에야 길이 열렸다. 정상인 천왕봉(1,187m)은 아직 출입금지구역이다.
억새밭은 중봉 아래 중머리재(586m)에도 펼쳐져 있다. 중머리재는 스님의 두상처럼 큰 나무 하나 찾을 수 없는 밋밋한 능선이다. 산은 높지 않아도 깊은 역사가 어린 무등산. 증심사 원효사 등 천년고찰이 터잡았고, 산 아래 담양은 소쇄원 등 가사문학의 꽃을 피웠던 ‘정자촌’이다. 나라의 제사를 올렸던 봉황대, 분청사기 가마터도 남아 있다.
평평등등한 이름처럼 둥글둥글 모나지 않은 무등산. 그 품에서 깊어가는 가을이 곱고 아름답다.

  
   호남고속도로 동광주IC에서 진입한다. 4거리에서 직진하면 무등산 외곽도로. 무등산 이정표를 보고 내려서면 산수동을 지나 무등산장쪽으로 이어진다. 증심사 방면은 전남대병원앞 학동 방면으로 가다 학운초등학교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무등산 입구가 나타난다. 산장에서 장불재를 거채 입석대~서석대까지는 2시간 거리다. 증심사 입구에서 중머리재를 거쳐 중봉~입석대~서석대는 2시간30분이 소요된다.  
  
   산장쪽은 산채비빔밥, 증심사쪽은 보리밥이 유명하다. 특히 증심사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다 만나는 당산나무 옆집 송풍정(062­227­1859)은 무등산에서 가장 이름난 맛집 중 하나. 산장쪽에서 담양으로 내려가도 맛집이 많다. 무등산 입구에는 여관과 민박집이 드물다. 시내에서 묵는 것이 편하다. 무등산온천관광호텔(226­0026)은 산행 후 온천욕장에서 몸을 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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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석대  
장불재(해발 900m)의 고산 초원을 헤치고 동북쪽으로 800m 쯤 올라가면 거대한 병풍을 둘러쳐 놓은 듯한 장엄한 선돌바위, 돌무더기가 펼쳐진다. 저녁노을이 지면 햇살에 반사되어 수정처럼 반짝거리기 때문에 "수정병풍"이라고 불렀다고도 한다. 청명한 날에는 광주 시가지에서도 볼 수 있다.

2.원효계곡
무등산 서북쪽 원효계곡은 원효사가 있다고 해서 그렇게 불린다. 골짜기마다 물이 모여 천연의 개울이 되고 작은 폭포가 되어 한여름 피서지로 많이 찾는다.


3.용추폭포
무등산 남쪽으로 흐르는 계곡으로 장불재에서 흘러내린 물이 샘물을 이루다가 치마바위를 거쳐 용추폭포의 절경을 이룬다. 무등산 유일의 천연폭포로 높이 9.8m로 양편에 각종 활엽수가 무성하여 여름에는 무성한 녹음이, 겨울에는 활짝 핀 설화가 매우 아름답다.

4. 입석대
억새풀이 어우러진 무등산의 가을은 입석대에서 그 절정을 이루는데 돌기둥 사이에  관목과 담쟁이 넝쿨 등이 자라고 있고, 울긋불긋한 병풍을 펼쳐 놓은듯 단풍을 배경으로 삐죽삐죽 솟아오른 규봉이 절경이다. 장불재에서 동쪽으로 200미터에 위치하며, 우뚝 솟아 있는 석주들이 3 - 4개가 얹혀져 아슬아슬하면서도 쓰러지지 않는 모습이 비경이다.


5. 규  봉
광주, 화순의 경계인 장불재 넘어 정상을 좌측으로 끼고 돌아 지공터널을 지나면 우거진 녹음 사이로 깎아지른 듯한 돌기둥이 솟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