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경순례기

봄기운 안고 찾아 오신 고결한 님!

梅君子 2014. 2. 21. 17:40

 

봄기운 안고 찾아 오신 고결한 님!

 

 

 

 

일 시 : 2014년 2월 20일

 

장 소 : 광주광역시 북구 광주시립미술관과 중외공원 일원

 

 

 

 

새해가 밝아 오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여행이 매화가 피어나는 곳으로 떠나는 탐매행探梅行이다. 해마다 거르지 않고 순례하던 탐매행을 이제 오픈할 시즌이 되었으니, 설레이는 마음은 예전과 하등 다름이 없겠다. 작년에는 매화낭자 뵈러 남해 섬부터 화신을 찾아 다녔고, 재작년에는 거제도 구조라에 있는 춘당매를 찾아가면서 부터 봄의 서곡을 탄주하기 시작했다.

 

기나긴 겨울의 그 모진 추위를 이겨내고서 동장군의 횡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힘차게 음력 섣달이면 어김없이 피어오르던 동짓매(일명 춘당매)를 비롯하여, 금둔사의 납월매가 피어 오르는 정월의 매화 소식은 분명 설레임 가득하게 봄의 여신을 맞아들이는 연례행사가 되었으니, 비단 꽃에만 머무르랴? 그 꽃이 주는 자태와 함께 고귀한 암향까지 겸전하여 자태를 뽐내고 있으니, 과연 꽃 중의 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올 해도 이렇게 화신이 빨리 찾아 오셨으니 필경 설중매도 충분히 만끽할 수 있겠다 싶어 빙옥혼골의 그 멋진 모습을 상상하면서 설레이는 그 마음만으로도 참으로 행복하다.

 

다음 주면 완도의 화홍매도 활짝 피어 오를 것이고, 이어 곳곳에서 매화낭자들의 화려한 군무가 시작될 것이니, 호남5매라 할 수 있는 전남 장성 백양사의 '고불매(천연기념물 486호)', 전남대 본관 옆의 '대명매(大明梅)', 선암사의 '고매'(천연기념물로 488호), 담양 지실마을의 '계당매(溪堂梅)', 소록도의 '수양매(垂楊梅)'들도 서로가 그 자태를 뽐내기 시작할 것이다. 아! 생각만 해도 아름답고 찬란한 봄날의 서곡이 시작되는 것이다.

 

 

 

 

- 고결한 매화가 광주에서 제일 처음 피어나는 곳, 중외공원 -

 

 

 

 

<觀 梅>            -      매화를 보다

 

一日觀梅十二時  -      하루해 열두 시간 매화꽃을 보노라니,
梅應爲我落花遲  -      매화도 응당 나를 위해 꽃이 더디 지겠지.
遲遲自有無窮意  -      더디고 더딘 속엔 절로 무궁한 뜻이 있으니
明德馨香皓首期  -      명덕의 향기로움을 늙을 때까지 기약하리.

 

홍직필洪直弼(1776-1852)은 문장에 뛰어난 근세 기호유학畿湖儒學의 대가로써, 장흥고봉사長興庫奉事를 지냈고 대사헌이되고 그 뒤에 형조판서刑曹判書에 제수되었다. 시호는 문경공文敬公이며 저서로는『매산집梅山集』이 있고, 매화시는 상기와 같다.

 

 

 

- 중외공원은 광주시립미술관 곁에 있다 -

 

- 곁에는 광주비엔날레관도 함께 있다 -

 

- 야외음악당 옆 매원梅園을 찾는다 -

 

 

 

 

매화꽃 그리워하는 마음 속에서 모나리자님의 스케쥴이 아직 잡히지 않아, 급한 마음으로 광주시립미술관 야외음악당 곁의 홍매부터 우선 찾아 보기로 하였다. 김혁정 화백하고 함께 약조를 잡기는 하였으나, 김화백이 다른 바쁜 일이 겹쳐서 홀로 찾은 정월의 중외공원은 우수 지난 지절이라 그런지 봄의 내음이 물씬 풍기는 참으로 양명한 날이었고...... 어김없이...... 홍매님이 그곳에서 내를 반기고 계셨다.

 

안녕!

일 년만이구랴.

변함없이 정겨운 봄소식 가득안고 찾아 오셨으니 원컨데 올해도 좋은 기운, 밝은 기운 가득가득 안겨 주고 가소서......

 

그리고 허락해 줄 수만 있다면...... 당신 곁에 한 사나흘만 텐트치고 잠들면서 비틀거릴! 정도로 그 암향에 심취하게 해 주소서.

 

 

 

 

- 홍매밭에는 이십여수의 매화꽃이 붉디붉게 피어 올랐다 -

 

- 마치 단정한 여인네의 붉은치마폭을 연상시켜 준다 -

 

- 하늘바라기로 선 홍매 -

 

- 해바라기로 앉은 홍매 -

 

- 님바라기로 누인 홍매 -

 

- 홍매님! 홍매님! 반갑소이다 -

 

- 그 진한 암향까지 겹쳐주시니 더욱 고맙소이다 -

 

- 티없는 하늘을 시샘하듯 펼쳐지는 붉은 여인네들의 군무 -

 

- 이제 막 피어 오를 듯한 꽃망울들 -

 

 

- 어찌 꽃 중의 꽃이 아니시랴? -

 

- 광주민속박물관도 함께 조성되어 있다 -

 

- 탐매를 원없이 하고서 시립미술관을 찾는다 -

 

- 마침 여러 개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

 

- 실내에 조성한 죽원竹園도 여전히 싱그러워 보였다 -

 

- 미술전문도서관에 들러, 한참을 작품세계에 빠져 들었다 -

 

- 훌쩍 두어시간을 보내고서 다시 매원梅園을 찾는다 -

 

- 홍매의 꽃망울들이 계속 팝콘 터지듯 봄의 서곡을 연주하고 있었다 -

 

-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봄의 전령사! 매화님 -

 

- 팝콘처럼 터져 오르는 그 싱그러운 아름다움이라니 -

 

- 봄은 정녕 홍매낭자로부터 시작하나 보다 -

 

 

 

 

 

홍매를 노래함

 

 

 

                                     - 小 鄕  權 大 雄

 

 

 

태초에 바람 계시더니

 

허공에 빈마음 채우며

 

어느 날 매화낭자 그려내시었다

 

 

어디로 가는거니?

 

묻는 마음, 설티서러울지라도

 

매향만 찬란하게 피어 올리시었다

 

 

님바라기 하시러

 

홍매님, 두리번 두리번

 

그여코 환희심! 알아 보시었다

 

 

반가워요

 

이 봄에는 꼭 만날 줄 알았다오

 

그리움 풀으시려, 힘껏! 안아 주시었다

 

 

 

 

 

- 해마다 어김없이 반겨 주시던 님이시어 -

 

- 그 화려함만 담아가게 해 주소서 -

 

- 저 여인네들에게도 맑은 화심花心만 선사하소서 -

 

- 그래 모두들 밝은 웃음으로 살아가게 해 주소서 -

 

 

 

 

 

桐千年老恒臧曲 (동천년노항장곡)
오동나무는 천년을 묵어도 변함없이 자기 곡조를 간직하고


梅一生寒不賣香 (매일생한불매향)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자기 향기를 팔지 않는다.


月到千虧餘本質 (월도천휴여본질)
달은 천번을 이지러져도 본바탕은 변치 않고


柳經百別又新枝 (유경백별우신지)
버드나무 가지는 백번 꺽여도 새 가지가 돋는다.

 

 

                                               -상촌(象村) 신흠(申欽)-

 

 

 

 

 

- 2014년 2월 21일 완성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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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鄕 權大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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