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경순례기

깊은 가을에 마음마저 빼앗긴 선암사 산뜨락

梅君子 2010. 11. 15. 14:36

 

깊은 가을에 마음마저 빼앗긴 선암사 산뜨락

 

 

 

 

여름에는 때로 숨이 막힐 정도로 더워도

 

만추의 가을을 생각하며 참아 왔던 적이 있다.

 

그 만추가 왔으니...

 

부지런히 만추를 마음에 담고자 서둘렀다.

 

올해는 유독 단풍길에 대한 그리움이 진했던 것 같다.

 

그만큼 더웠던 탓일까.

 

 

 

만사 제치고 움직이고 싶었던 단풍순례길!

 

순천시청에 근무하는 딸아이도 오랫만에 볼 겸...

 

오늘은 순천 선암사를 순례하기로 하였다.

 

지난 봄에도 선암홍매 보러 오기는 하였지만...

 

단풍은 단풍대로 또 나름의 매력이 있으니까,

 

안 갈 수가 있을쏘냐!

 

 

 

- 주암댐에 이르니 풍성한 가을이 이미 와 있었다 -

- 선암사 주차장에 이르렀다 -

- 선교양종 종찰 표지석 -

- 화엄사 각황전 앞의 탑과 같은 양식이 부도에 있었다 -

- 오랫만에 야생차를 시음하려 하였으나 월요일은 휴관일이란다 -

- 제일 왼쪽의 루에서 차를 마시던 기억이 새롭다 -

- 승보산이라 부르고 싶은 조계산에 가을이 가득하였다 -

- 정말 고운 은행잎의 자태에 얼마나 넋을 빼앗겼는지 모른다 -

- 선암사의 곳곳에는 아직 보지못한 한옥의 비경이 많았다 -

- 야생고양이도 이곳에서는 낯을 안 가렸다 -

- 은행잎 깔린 포도 -

- 역시 은행잎 이불로 단장한 기와 라인 -

- 한번도 보지 못했던 조사전에 걸린 조사님들의 모습에 숙연해 졌다 -

- 이곳 불조전이 가장 엄숙해 보여... 예불의 마음이 일어났다 -

- 대웅전에는 약장수가 앉아 있었고... 신도들도 부산하였다 -

- 요즘은 여느 절에나 연등을 일년 내내 걸어두는 새로운 트랜드가 형성되었다 -

 

- 너무 화려하게 치장해도 시장터같다 -

- 선암사를 순례하고 나오는 마음이 차분하다 -

- 독특한 연못인 삼인당의 모습 -

 

- 흐르는 계곡도 잘 정비되어 있었다 -

- 처마에 걸린 풍경에는 외줄 아래 걸린 붕어를 아마 놓아 주었나 보다 -

 

 

 

송광사에 가면 아예 풍경이 없는데...

 

그곳은 승보종찰이라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수련터로 알려져 있다.

 

그래, 승려들의 수행에 방해가 되지 않기위해 송광사의 모든 전각들에는 풍경이 없다는데...

 

선암사는 아마도 붕어만 방생하였나 보지?

 

너무 시끄럽지 않게 하려고?

 

자세히 살펴 보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에 확인해 보리라.

 

 

 

  - 물방울이 그려내는 오묘한 문양과 그 물소리가 좋은 선암사 -

- 저 노란 색감을 어느 누가 재현해 낼 수 있으랴 -

- 선암사를 나리는 길이 참으로 감미로웠다 -

 

- 이곳 단풍 숲에서도 우리는 한참을 서성거렸다 -

 

- 강선루에는 선녀가 올라가고 없었다 -

- 비상하는 선녀의 고운 치마 라인 같지 않는가 -

- 가장 이쁜 한국의 미를 간직한 선암사 홍교 -

- 올 때마다 고운 감흥을 주는 선암사여... 또 보자꾸나 -

- 금둔산에서 황혼을 만났다 -

 

 

  

 

오랫만에 단풍욕을 말끔히 해소한 날이었다.

 

유독 선암사의 숲과 만추의 단풍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조계산이 주는 산격의 품위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조계산이 남겨주는 교훈들

 

 

 

단이와 풍이 보러 찾아간 길이긴 하였다

 

 

 

조계산은 항상 의연하였으나

 

항상 그 색감을 달리하고 있다

 

오늘은 털갈이한 불곰의 모습으로

 

반갑게 맞이하는구나

 

 

 

 

조계산이여

 

항상 후덕한 모습이 그립기만 하던 조계산이여

 

전생의 내가 어느 곳을 그리 헤매었길래

 

철마다 이리도 나를 부르는 것이냐

 

 

 

까마귀 날으던 쌍향수에서

 

댓잎 일렁이는 불임암까지

 

오늘은 선암풍楓이 부르는 모양이구나

 

 

 

일별하고 일순 헤어지지만

 

그 마음에 항상 반가움과 그리움이

 

남아있기 때문에

 

별리의 순간이 슬프지가 않구나

 

 

 

어쩌면 그대의 유전자가 세세생생

 

내마음에 단풍질하였기

 

때문은 혹여 아닐까

 

 

 

 

항상 찾아 뵈어도

 

돌아서면 그리운 조계산아

 

 

 

                                 -  小 鄕

 

 

 

 

 

 

천하에 너나 없는 무분별을 닮고자 떠났던 만추의 길이었다

 

사실 이곳 선암사 길은 아내와 첫 산행데이트를 한 곳이기 때문에

 

더 아련한 추억이 깃들어 있어

 

그립고 아리게도 오고 싶은 줄 모르겠다.

 

 

 

어느해 깊은 겨울에

 

우리는 뜻하지 않게 선암사행을 택했었다.

 

순천차부에서 떠나온 우리 외톨이를 훌렁 던지듯 벗어 놓고 떠나가던

 

그 완행버스가 그립다.

 

그때의 주막길은 광장으로 변했구나.

 

 

 

 

 

 

그 겨울의 그 계곡에 오늘 이르르니

 

그때의 젊은 우리가 우리인지

 

지금 노년의 우리가 우리인지

 

어느 것이 꿈이고 어느 것이 현실인지 분간이 안 된다.

 

 

 

장자의 호접몽을 따질 일이 아니라...

 

생사일여生死一如일진대...

 

무엇에 분별을 줄 인연 있겠나.

 

 

 

철마다 오는 봄의 매화와

 

가을의 단풍을 한껏 즐기고

 

금상첨화로 물소리까지 얻으면...

 

더 안분자족安分自足할 것을.

 

 

 

 

 

小 鄕   權  大  雄  書

 

 

 

 

 

 

 

 

일 시 : 2010년 11월  15일 (월)

 

장 소 : 순천시 승주면 선암사 

 

 

 

 

 

 

++++++++++++++++++++++++++++++++++++++

 

관련 글은 이곳 카페에 더 있습니다.

http://cafe.daum.net/valeriano

 

  

- 2010년 11월 28일 완성하다 -

 

 

  

 

 

 

P.S: 배경음악은 " 물 소 리 "

 

++++++++++++++++++++++++++++++++++++++